

그간 시중은행장 선임은 통상 지주 이사회 내 자추위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논의만으로 이뤄져 왔다. 자추위원장을 맡은 지주 회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첫 은행장 인사에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한 선임 절차를 가동하기로 했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통해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의 파벌 갈등을 해소하고 새 조직문화를 정립하겠다는 게 임 회장의 목표다. 앞서 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금융그룹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고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은 취임 전인 지난 3월 초 조직 개편을 통해 회장 직속으로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회사 대표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특히 인사·평가 및 연수 제도, 내부통제, 사무처리 과정, 경영승계 절차 등 조직에 부족한 점이 있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회장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업문화 혁신의 주요 과제로 삼은 만큼 앞으로 프로그램을 내재화하고 메뉴얼화해 검증과 육성 과정을 거친 분들이 그룹 주요 리더가 되는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며 “우연히 후보가 돼서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 전문 역량을 잘 훈련 받은 인물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과정을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또 “앞으로 우리금융 하면 딱 떠오르는 대표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선발 대상 시점에 있는 본부장급 간부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핵심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렇게 육성한 임원들 중 자추위를 통해 CEO 후보군을 추리고,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에 도입했던 것과 같은 ‘CEO 선정 프로그램’을 거쳐 최종 CEO를 선발할 계획이다. 우선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 과정에 적용한 뒤 향후 주요 자회사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자산운용과 PE 등 외부 전문가 영입이 필요한 자회사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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