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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홍구 KB증권 부사장 “채권, 안전마진·절세 매력적…‘바이 본드(Buy Bond)’ 유효”

기사입력 : 202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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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 저쿠폰채 선호·금리하락 매매차익 비과세
“시장 난도 높아져…기회비용 낮추는 전략 必”

[인터뷰] 이홍구 KB증권 부사장 “채권, 안전마진·절세 매력적…‘바이 본드(Buy Bond)’ 유효”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채권은 절세 포트폴리오 효과가 탁월한 상품입니다. 초고액자산가(UHNWI, Ultra High Net Worth Individual)들은 저쿠폰 채권을 통해 절세할 수 있고, 금리하락 때 매매 차익은 비과세 가능합니다. 시장의 난도가 한 단계 높아진 상태에서, 채권은 승률을 높여 안전마진을 수취하는 전략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은 7일 한국금융신문과 인터뷰에서 ‘BUY KOREA, BUY BOND(채권)’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20여 년 전 KB증권의 전신인 옛 현대증권이 저평가 한국주식을 사자는 구호를 외쳤다면, 이번에는 국채 등 안전한 채권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22년 가파른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약세로 채권에 대한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증대됐고, 최근 금리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권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자산관리 부문은 성장하고 있다. KB증권의 리테일 WM 자산 규모는 2022년 3월 말 기준 46조원 규모로 커졌다.

2022년 9월 서울 강남에 신설한 초고액자산가 전용점포 '케이비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KB GOLD&WISE the FIRST)’를 비롯 100개의 영업점이 있고, 83명의 지점장, 620명의 전문 PB(프라이빗뱅커)들이 전진 배치돼 있다. 은행, 자산운용, 보험 등 KB금융그룹 내 계열사와 활발한 협업도 특징적이다.

채권상품 적극 공급…‘슈퍼리치’ 자산관리 강화
이 부사장은 옛 현대증권을 거쳐 KB증권에서 WM사업본부장, PB고객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WM총괄본부장을 두루 거쳐 WM 최고임원을 맡고 있는 자산관리통이다. 이 부사장은 “적극적인 WM 전환(transformation) 전략을 이어온 결과 합병 초기에 고객 자산 비중에서 약 75%가 주식이었던 데서, 현재는 WM 금융상품 거래고객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유례없는 금리인상기 정점(Peak)의 “어깨 정도 선”으로 판단한 하반기에 국고채 등 채권 리테일 판매에 선도적으로 힘을 실은 게 효과를 봤다. KB증권은 다양한 만기의 국채를 소액으로 살 수 있는 온라인 라인업도 확대했고, 미국채 등 외화채권 소액 매수도 열어뒀다.

KB증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15조원을 돌파했다. 이 부사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고객 관심이 증대된 국고채, 회사채 등을 적극적으로 고객자산에 편입할 수 있도록 채권상품 공급, PB들의 고객상담 역량, 거래 시스템 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채권 투자 유인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오는 2025년까지 유예되면서 기존 제도대로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어서 과세 불확실성이 완화된 면이 있다.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을 높은 금리로 매수했을 경우 표면금리에 대해서만 이자소득으로 과세 되는 절세효과를 볼 수 있어서 저쿠폰 채권의 수요가 높다.

KB증권의 채권 판매 규모는 전단채, CP(기업어음) 포함 2023년 1분기 5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53%가량 증가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시장금리 하락 덕분에 대부분의 채권 투자 고객들이 양호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액자산가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KB증권은 WM부문 내 초부유층 전담관리 조직인 ‘GWS본부’를 두고 있으며, ‘은행+증권’ 복합점포 성격의 4곳 대형 스타PB센터, 여기에 최근 ‘KB GOLD&WISE the FIRST’까지 총 5곳이 초고액자산가 별도 채널로 꼽힌다. PB,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등 원팀(one team)이 관리하고 있다.

부동산 등 기초자산을 활용한 사모펀드, 상속·증여 신탁 등 은행 특화상품은 물론, 증권 IB(기업금융)와 연계한 프리IPO(Pre-IPO) 비상장 주식, 벤처캐피탈(VC) 활용 구조화 상품, 랩(Wrap) 등 투자일임형 상품 등 증권 특화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채권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고객들은 안정지향적 성향이고, 단기 아닌 중장기 고객”이라며 “이자 수익이 일정부분 나면 글로벌 배당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가들에게 세제 관련 법 개정 이슈는 중요하다. 이 부사장은 “2025년 예정대로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절세수단으로서 채권의 매력이 감소되기는 하겠지만,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분류과세가 적용되므로 일정 부분 절세 효과는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부담 가운데 경기 관심 커져…금(Gold) 주목”
재테크 측면에서 올해 초반 주요했던 거시경제(매크로) 변수에 대해 이 부사장은 “단연 물가였다”고 지목했다. 2분기로 접어들면서 물가 부담이 남아있는 가운데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 부사장은 “향후 전체 CPI(소비자물가)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근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연준(Fed)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예상과 달리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한 경기 제약적인 금융환경이 투자, 소비 등 경제활동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침체 폭을 심화시킬 수 있고, 더불어 고강도 긴축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지역은행 뱅크런(bank run) 등 부작용도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회비용을 낮추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첫 번째는 승률을 높여 안전 마진을 수취하는 전략이고, 두 번째는 분할 투자를 통한 위험 헤지(hedge)”라며 “전자는 채권, 후자는 주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의 경우 핵심은 시장금리는 추세적으로 하락 즉,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부사장은 “근원 물가의 견조함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국면은 장기채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주식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했다.

한국 주식의 경우 특정 섹터로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단기 조정 과정을 예상했다. 이 부사장은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의 급등세 속 주가지수도 동반 상승하면서 현 지수는 가격이 부담되는 레벨로, 아직까지는 베어마켓(약세장)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본다”며 “급등락보다 좁은 구간의 박스권 장세를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미국주식은 단기 성장주 조정 가능성이 있으나, 조정 시기를 활용해 테크주 중심의 성장주 비중 확대에 무게를 뒀다.

이 부사장은 “기술주를 포함한 성장주는 강력한 자본력, 챗 GPT(chat GPT) 등 AI(인공지능) 성장 테마, 통화정책 기조 전환, 경제성장 모멘텀 둔화, 금리 하락, 달러 약세를 배경 삼아 투자자들이 피난처로 리밸런싱(자산재조정)하기 좋은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는 중국주식의 경우 “홍콩증시가 빅테크(big tech) 업종 비중이 본토 증시보다 높아 상대적 강세가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상반기 다른 국가 통화 대비 원화 약세폭이 심화된 가운데 이 부사장은 “하반기 반도체 및 교역 환경 개선에 따른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개선, 미국의 경기 모멘텀 둔화 등으로 원화 가치의 점진적인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대체투자 분야에서는 금(Gold, 金)에 주목했다. 이 부사장은 “약(弱)달러, 시장 금리의 완만한 하락에 따른 상승이 예상되고, 연말 온스 당 21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 우려가 있지만, 파급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고,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에 대해서는 “시장금리 하락, 은행 시스템 안정으로 가격 회복세가 예상되나,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이 지역 중소은행에 집중돼 있는 등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보수적 접근이 권고된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전년비 수익 30%·자산 10% ‘UP’”
KB증권의 WM 지향점을 표현하는 단어로는 ‘W.I.D.E’를 제시했다. WM 중심의 영업 전략 지속, In-House(인하우스) 채널 경쟁력 강화, Digital(디지털) 경쟁사 Catch-up(캐치업), Emerging(신흥의) WM 기반 구축의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이 부사장은 “어렵다고 할 때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제시했다. KB증권은 탑티어(top tier) 그룹 추격에 힘을 싣는다. 이 부사장은 “2023년 올해 KB증권 WM 영역 목표는 작년 대비 수익은 30%, 자산은 10% 넘게 성장을 지속해 업계 2위권에 안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이홍구 KB증권 부사장 “채권, 안전마진·절세 매력적…‘바이 본드(Buy Bond)’ 유효”이미지 확대보기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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