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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앞두고 '빨간불' 켜진 게임업계...넥슨만 ‘방긋’

기사입력 : 2023-05-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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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1분기 매출 1조원대, 영업익 5000억 돌파 전망
엔씨소프트, 넷마블 하반기 신작으로 분위기 반전 시도

넥슨 판교 사옥 전경. / 사진제공=넥슨 이미지 확대보기
넥슨 판교 사옥 전경. / 사진제공=넥슨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이달 초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게임사들에 우울한 전망이 이어진다. 신작 부재가 가장 큰 이유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넥슨만 유일한 실적 개선을 보이며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대표 이정헌)은 올해 1분기 매출 1167억~1256억엔(약 1조 1094억~1조 1942억원), 영업이익 453억~525억엔(4308억~49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8%에서 38% 증가한 범위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의 스테디셀러들이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준 것에 지난 1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흥행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피파온라인의 경우 지난해 말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의 영향으로 이용자가 몰리며 매출을 크게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출시한 신작 MMORPG ‘프라시아 전기’ 성과는 오는 2분기부터 반영된다. 이 게임은 모바일, PC 버전 모두 큰 인기를 얻으며 이용자 지표가 높은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2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6위로 상위권에 안착해 있다.

중국으로부터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서브컬처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도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이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말한다. 이에 더해 하반기 ▲베일드 엑스퍼트 ▲퍼스트 디센던트 ▲더 파이널스 ▲마비노기 모바일 등 다수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올해 연 매출 4조원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넥슨과 함께 ‘3N’으로 묶이는 넷마블(대표 권영식·도기욱)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는 이번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2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1분기 매출 전망치는 5060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472억원 수준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9%, 80.6% 감소한 수치다.

2021년 ‘리니지W’ 출시 이후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오는 6월 출시 예정이었던 ‘TL’ 공개가 지연된 것도 실적 전망치 하락을 부추겼다. ‘TL’은 엔씨에서 개발 중인 트리플 A급 PC·콘솔 MMORPG다. 이에 더해 올 상반기 주요 게임사들의 잇따른 MMORPG 신작 출시가 리니지 시리즈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거라는 예측이다.

넷마블의 1분기 예상 매출은 6448억원, 영업손실은 17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소폭 상승했지만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19억원을 시작으로 5분기 연속 적자다. 자체 IP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평가다.

이에 지난 2021년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 당시 발생한 단기차입금 1조 7000억원 이자 상환 부담도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MMORPG 'TL'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이미지 확대보기
엔씨소프트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MMORPG 'TL'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와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엔씨는 하반기 신작 ‘TL’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콘솔 시장이 핵심인 서구권을 공략하기 위해 아마존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PC·콘솔 MMORPG 시장은 유저 수요가 크지만 해당 분야의 신작 출시는 드물어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블레이드앤소울S’, ‘배틀크러쉬’, ‘퍼즈업’ 등의 신작이 출격 대기 중이다. 엔씨는 올해 다수의 신작을 통해 장르 다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4월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보드게임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성과가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라인업이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중국으로부터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들을 앞세워 서비스 지역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게임 총 6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받은 바 있다.

게임업계에 신흥강자로 떠오르며 ‘2K’로 불리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1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 전망치 4896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2127억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각각 6.3%, 31.8% 감소한 수치다.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806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5% 정도 줄었다. 지난 1월 선보인 신작 ‘에버소울’의 지속적인 매출 하향화와 ‘오딘: 발할라라이징’, ‘우마무스메’ 등 대표작들의 매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예측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고 메이플스토리나 피파온라인 등의 대표작들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 1분기 실적 부진 속에서도 유일하게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 같다”며 “2분기부터 많은 게임사의 신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하반기 실적 전망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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