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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경·공매시 '우선매수권' 부여…"6가지 조건 충족해야 적용"

기사입력 : 2023-04-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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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전세사기 피해자는 2년간 경매 시 살던 집을 우선 매수할 수 있게 됐다. 매수를 원치 않을 경우 공공이 사들여 저렴한 값에 임대로 제공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 특별법 및 지원방안'을 27일 발표했다. 특별법은 법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임대차 계약 기간을 고려해 시행 후 2년간 유효하다. 지원방안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예상되는 5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특별법 적용 대상은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임차인이다. 집주인이 집값이 떨어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일반적인 역전세 집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토부는 부처 내에 민관합동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시·도는 신청을 접수받아 국토부에 통보하는 한편 30일 이내의 기초조사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피해지원위원회는 30일 이내에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해 피해자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위원회가 직권조사를 하거나, 국토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는 경우도 가능하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직접 경매 유예·정지 신청을 할 수 있다. 경매 유예로 살던 집에서 당장 쫓겨나는 일을 막은 상태에서 정부는 피해자가 살던 집을 매수하거나 임대로 거주하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매에서 임차주택을 떠안는 방법으로 보증금을 일부라도 건져야 하는 피해자에게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 다만 최고가 낙찰액과 같은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다.

또한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선 금리를 인하하고 개선된 상환 조건을 제공한다. 민간 금융사 대출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완화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의 생계비 지원을 위해 긴급복지 지원 요건을 갖춘 피해자에게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 등도 지원한다. 한 부모·조손 가정 등에 지원하는 연 3%대 금리 신용대출도 허용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기본 방향./자료제공=국토부이미지 확대보기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기본 방향./자료제공=국토부
정부는 임시 거처 마련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피해 임차인으로부터 우선 매수권을 양도받아 해당 주택을 경·공매로 매입한 후 공공임대로 재공급하는 제도도 추진한다. LH는 올해 매입임대 사업 물량을 활용해 피해 임차인에게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는 소득·자산 요건 없이 매입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

세제 지원을 위해선 기존 임차 주택 낙찰 시 취득세를 면제하고 등록면허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3년간 재산세를 감면하고 지방세 납부 기한도 연장한다.

이밖에도 생계 문제로 전세 사기 피해 지원 신청이 어려운 피해자들을 위해 법률·금융·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지역별 이동형 상담버스를 투입한다. 이미 경·공매가 완료된 경우에도 특별법상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경·공매 특례를 제외한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정부는 전세 사기 기획조사를 대폭 확대하고 범부처 특별단속을 시행해 전세 사기 근절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에 이득액 합산규정을 신설해 전세 사기 등 대규모 재산범죄에 대한 가중처벌도 추진한다. 추가로 지원센터에 가기 어렵거나 피해지원을 신청하는 법을 몰라서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동형 상담버스를 늘리고 주민센터 내 상담부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법률, 심리 전문상담인력을 200명 더 확충할 방침이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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