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성능과 양산 능력을 갖춘 배터리 파트너로는 LG에너지솔루션 이외 대안이 많이 없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5년부터 연간 43GWh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4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나머지 3조원은 연 16GWh의 ESS(에너지저장장치) 공장에 들어가며, 2026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금액이나 생산 규모를 볼 때 북미 최대 규모 독자 배터리 투자다. 특히 1년 만에 보류했던 계획을 크게 확대해서 다시 추진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투자액은 1조7000억원, 목표 생산량은 16GWh였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이 밝힌 재검토 이유는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와 수익성 등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투자액 기준으로 이전 보다 4배 이상 증액했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여러모로 유리한 투자 조건이 갖춰졌다고 추측된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일본 배터리제조사 파나소닉에게만 배터리를 공급받아왔다. 그러다가 이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을 새로운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했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공급계약을 미국으로까지 확대하게 된다.
중국 사업 협력으로 배터리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테슬라는 현재도 미국산 전기차엔 파나소닉 배터리만 탑재하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이같은 독점 관계를 다시 한 번 깬 것이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다. 테슬라는 2019년 공개한 사이버 트럭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당초 사이버 트럭 출시는 2021년 잡혀있었으나 두 차례나 연기됐다.
테슬라는 자체 생산한 4860 원통형 배터리를 사이버 트럭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100GWh 규모 자체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이 최근에야 발표됐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가 4860이 아닌 2170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독자적인 배터리 양산체제를 통해 물량을 소화하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테슬라도 지난 1월 컨퍼러스콜을 통해 “외부 배터리 공급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현지 생산 설비를 구축한 배터리 기업이 얻는 혜택이 늘어난 점도 있다.
이에 따르면 판매된 전기차의 미국산 배터리 1kW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할 경우 10달러 세액공제 또는 보조금(현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이차전지·석유화학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발표된) 설비 구축 이후 연간 1조9000억~2조1000억원 규모 보조금 수령 혜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애리조나 독자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및 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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