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올해 초 1.3 부동산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로부터 1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의 규제지역 해제와 분양가상한제·전매제한 금지 등의 규제를 일제히 풀어냈다.
그러나 이주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면서, 저금리로 인한 집값 폭등 시기 대체주거상품이나 투자처로 각광받던 오피스텔과 상업용부동산은 현재진행형으로 찬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 아파트 대비 규제 느슨했던 오피스텔, 아파트 규제 풀리니 메리트 잃었나
오피스텔 매매평균가격과 전세가격도 하락세다. KB부동산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2022년 2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2억 7761만원이었지만, 2023년 2월에는 2억 7561만원으로 전년대비 0.7% 하락했다. 평균전세가격도 지난해 2월 2억 1289만원에서 올해 2월 2억 1045만원으로 1.1% 떨어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아파트 청약, 대출, 세금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줄어 거래량과 매매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로 인한 집값 급등 시기에 대체주거상품으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일부 단지는 아파트 못지않게 가격이 뛴 것은 물론, 관리비 역시 아파트 대비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오피스텔의 소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고액 상업용부동산 거래 급감,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상가→채권으로 눈 돌려
상업용 부동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빅데이터 및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1월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48건으로 지난해 12월 94건 대비 48.9% 감소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월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계묘년 새해 첫 달부터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 거래는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대표 이용균)가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올해 초부터 3월 14일(계약일 기준)까지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매매를 파악,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거래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중구의 한 업무시설로, 올해 초 3080억원에 계약됐다. 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큰 거래는 신사동 근린생활시설로, 500억 원에 매매됐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의 1000억원 이상 건물 거래는 7건이었다. 500억원 이상 거래도 9건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1년새 상업용 부동산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빌딩의 경우 임대료는 꾸준히 오르지만, 금리 인상 폭이 지나치게 가팔라 기관투자자의 이익 창출이 힘든 상황이다. 꼬마빌딩 역시 경기 둔화로, 선뜻 매수자가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거래 하락세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올 1월 서울시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이 극심한 가뭄을 보였다”며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은행권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대출을 낀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경우 특히 자금 조달 비용이나 수익률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는 2023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랜드 보고서에서 “지난 몇 년간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90% 이상을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했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투자로 선회했다”며, “금리 안정화 시점이 2023년 하반기로 예측되기에 보수적인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2023년 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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