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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대외채무보증 한도 35→50%…연계 대출도 없애

기사입력 : 2023-03-28 17:00

(최종수정 2023-03-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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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 노조 “불필요한 업무 중복”
LH지분 2조 현물출자로 자본 확충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 사진제공=수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 사진제공=수은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윤희성)이 대외채무보증 범위 확대 등으로 국내 기업의 수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대외채무보증은 국내 물품을 수입하는 해외 법인이 구매 대금을 국내·외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을 때, 그 채무를 보증해 수출 및 해외 수주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무역보험공사는 업무 중복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은은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외채무보증 제도를 재정비하는 수은​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9일 해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개정으로 수은의 연간 대외채무보증 한도는 ‘무역보험법’에 따른 보험으로 연간 인수하는 총 금액의 50%로 확대된다. 수은 측은 “그간 35% 범위 내로 제한된 탓에 우리 기업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적기에 충족시키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러한 제약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수출‧해외 수주 시 현지통화금융이 필요한 거래에 대해 수은은 대출 연계 없이 대외채무보증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법령상 수은의 대출 금액이 대외채무보증 금액을 초과하는 거래에 대해서만 대외채무보증을 지원할 수 있었다. 수은은 이번 예외 조항 신설로 이러한 제약 없이 대외채무보증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봤다. 폭넓은 금융상품 선택권 확보를 통한 국내 기업의 개발도상국 진출 활성화 등도 기대 효과로 꼽았다.

예를 들면, 노르웨이 기업이 발주처인 경우에는 수은이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국제기구 및 상업은행의 현지화(크로네)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 달러화, 유로화 등 8개 현지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출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현지통화금융 수요가 높은 글로벌 인프라 사업과 자금 수요가 급증하는 방산·원전 분야에 수은의 대외채무보증을 적극 활용하면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외채무보증 구조도. / 자료제공=수은이미지 확대보기
대외채무보증 구조도. / 자료제공=수은
그러나 무보 측은 이번 수은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범위가 확대된 수은의 대외채무보증과 무보가 운영하는 중장기수출보험의 역할이 겹쳐져서다. 특히 무보의 이익 대부분은 중장기수출보험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만 보증할 수 있는 수출신용보증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다.

이에 지난달 7일 무보 노동조합은 수은법 개정안 입법예고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법제처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노조는 “직접 대출은 수은이, 보험·보증 등 간접 지원은 무보가 한다는 우리나라 수출신용기관 운영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는 내용”이라며 “불필요한 업무 중복에 따른 국부 유출을 야기하고 공공기관 효율화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장기수주지원보험료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무보의 업무 구조상 수출 중소기업들에 대한 무보의 지원 여력을 축소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수출 생태계의 저변을 약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 지분 현황. / 자료제공=수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출입은행 지분 현황. / 자료제공=수은
이외에도 수은은 적정 자기자본비율(BIS비율) 유지 및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관련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2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도 받는다. 출자재원은 정부가 보유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자증권이다. 수은은 BIS비율이 1%포인트(p) 가량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출자는 수출‧해외 수주 활성화 및 미래 먹거리인 첨단전략산업 육성 등 정부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선제적 여신지원 여력 확충이 주 목적이다.

수은 측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방산‧원전 등 해외 수주사업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보다 유연한 정책금융 지원이 가능해진 만큼 우리 기업의 수출 활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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