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선보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과 달리 고객이 돈을 맡김과 동시에 즉시 이자를 제공하는 이번 상품을 두고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수신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 토스뱅크 대표는 “해프닝 같다”고 일축했다.
이어 홍 대표는 “선이자 정기예금은 기존 금융권에 있던 상품으로, 고객에게 이자를 먼저 제공해도 재무적으로는 차이가 없다. 이 상품은 수신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이자를 받는 불편한 경험을 개선하고자 출시한 것”이라며 “이는 먼저 이자 받기 시리즈 2탄으로, 향후 이것을 브랜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권은 SVB 파산 사태로 토스뱅크의 자본적정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유가증권 자산은 17조6031억원이다. 이는 총자산(현금, 예치금, 총여·수신 등 포함) 27조3589억원 중 64.3%로, 예금 대부분을 대출로 운용하는 시중은행과 다른 구조다.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국채나 금융채 매입에 썼다. 국내 인터넷은행 3사 중에서도 자산 가운데 대출채권 비중은 가장 낮고 유가증권 비중은 가장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자 토스뱅크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장의 유동성 불안에도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833.5%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100%)을 유지하는 시중은행 대비 8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LCR은 1개월간의 잠재적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자산 비율이다. 고유동성자산은 약 14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는 208%로 시중은행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1년 이상 장기간 필요한 은행의 보유자산에 따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여신과 수신 규모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기준 여신과 수신 잔액은 각각 9조3000억원, 23조2000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3월 2조6000억원이던 여신 잔액은 1년 새 4배 가까이 늘며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예대율은 44%로, 1년 전(12.4%)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는 SVB 파산 사태 등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뱅크가 처음 들어온 환경과 지금은 많이 변했다. SVB 사태에서도 봤듯이 모바일 뱅크런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가 목도하게 됐다”며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예금자보험한도 상한 상향 조정 등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는 SVB가 36시간 만에 파산하게 된 배경에 스마트폰 발달이 있다고 분석했다. SVB 주 고객인 스타트업 사업가들이 은행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인출했기 때문이다.
국내 예금보호한도는 20년이 넘도록 5000만원으로 묶여져 있다. 다만, 금감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우려했다. 민 교수는 “포용금융으로 가는 것이 그동안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중저신용자일 필요는 없다”며 “SVB와 같은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곳은 위기에 굉장히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44%까지 늘릴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32%, 카카오뱅크는 30%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금융 위기 우려가 커지자 지난주부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입출금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권의 입출금 동향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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