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2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진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진 회장은 이날 회장 선임 직후 “주주들과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한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한과 함께하는 모두의 행복을 위해 주어진 사명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신임 회장으로서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경영 방향을 잘 이어받아 더 큰 신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도 약속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은 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한의 성장이 주주들의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15개 그룹사 모두 마음을 모아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에는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에 올라 ‘파격 승진’한 뒤 신한금융 부사장(COO)을 지냈다.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돼 2020년 말 연임에 성공, 4년간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진 회장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 지분 7.6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6일 신한금융의 주총 안건인 '사내이사 진옥동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성재호·이윤재 선임의 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외국인 주주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선임안이 무난히 주총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2.87%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진 회장 선임안에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ISS는 진 회장과 관련해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라임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 개편을 통해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했다”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찬성을 권한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신한금융 내 핵심 ‘일본통’으로 꼽히는 진 회장은 일본 오사카지점과 SBJ은행 등 일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다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임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1982년 7월 재일교포 주주들이 100% 출자해 설립한 신한은행에서 출발해 이들의 영향력이 크다. 재일교포 주주 그룹의 추정 지분은 약 15%다.
신한금융은 앞서 주총 안건 설명자료를 통해 진 회장의 라임펀드 사태 해결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9년 신한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라임펀드는 고객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보고가 이뤄졌지만 진 회장은 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확인된 즉시 즉각적인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중단 선언 사태로 고객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은행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KPI 제도를 개선했으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선제적 피해 보상을 실시하는 등 사태 해결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금융감독원에서도 경징계에 불과한 ‘주의적 경고’로만 제재했는데, 이는 금융당국의 규정상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금융회사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비록 진 회장의 신한금융지주 기타비상무이사 및 신한은행장 재임기간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기간이 일부 겹치기는 하나 이는 불과 4~5개월의 매우 짧은 기간으로서 신임 이사 및 은행장에게 사전 점검 및 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등 사외이사 8명의 재선임 안건과 지난달 초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도 의결됐다. 올해 이사회 의장으로는 이윤재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이날 임기를 마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조용병 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신한금융은 '고객중심'과 '금융보국'이라는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도약으로 '선한 영향력 1위'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은 또 “진 회장은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역량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든든한 후임자가 있기에 신한금융은 조금의 공백도 없이 일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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