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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절차 개시한 산업은행…노조 “국민연금 반면교사 삼아야”

기사입력 : 2023-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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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컨설팅 마무리…6월부터 이전 계획 수립
국민연금 수익률 역대 최저…“전주 이전 탓”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KDB산업은행(회장 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이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는다. 노동조합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 노조 측은 국민연금이 전주로 터를 옮긴 후 수익률이 악화된 사례를 들며 부산 이전을 비판하는 중이다.

16일 산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산은 이전 공공기관 지정 방안 검토’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5월까지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전 지역은 부산 문현지구로 명시했으나, 혁신도시법에 따라 혁신도시 내로 이전을 원칙으로 하되 부산시 등과 협의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

6월부터는 임직원 의견수렴과 컨설팅 결과 등을 반영한 이전 계획을 대내외 공론화 과정을 거쳐 수립할 계획이다. 이는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규정하고 있는 산은법 제4조 개정과 연계해 제출하기로 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지정 이후 이전 계획서 제출 및 승인은 산은법 개정과 연계해 진행하겠다는 부대 의견이 나왔다. 또, 실질적인 이전 행위는 산은법 개정 이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작년 7월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 균형 발전 선도, 동남권 특화산업 육성, 부산 특화 금융 중심지 위상 강화 등을 위해 산은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8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산은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 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산은 부산 이전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포함했다. 지난 7일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산은의 지방 이전 절차 안내 문서를 산은과 금융위, 국토교통부에 발송했다. 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을 적극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지방 이전 계획의 승인·고시 이전 단계까지는 산은법 개정과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 의견도 나왔다.

국가균형발전위의 산은 지방 이전 절차 안내를 보면, 산은 회장은 내부 노사 협의를 거쳐 이전 규모·범위·시기 등 개요를 정해 지방 이전 기관 내부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검토해 기획재정부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국토부에 이전 기관 지정을 신청한다. 이후 해당 안건은 국토부 검토와 국가균형발전위 심의·의결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국토부 장관은 지방 이전 계획의 승인·고시를 진행한다.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지난 15일 '이전 기관 지정 직원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제공=산업은행 노동조합이미지 확대보기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지난 15일 '이전 기관 지정 직원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제공=산업은행 노동조합


다만, 산은은 “국회의 법 개정 추진 난항, 직원 반발 등으로 합의된 이전 계획(규모, 비용 등) 마련에 애로가 있다”며 “이전기관 지정 단계에서는 간소화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당은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부산 이전에 대한 입법이 안 되니까 실질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이전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강석훈 산은 회장에게 말할 정도였다.

최근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반대 근거로, 지난 2017년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이 출범 이후 역대 최저 수익률(-8.22%)를 기록한 사례를 내세웠다. 이는 우수 인력이 이탈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에서는 160명이 넘는 운용역이 짐을 싼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년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중이다. 이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다시 서울로 옮기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8일 성명에서 “국민연금은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 하에 행해지는 무분별한 금융기관 이전이 어떻게 국민 경제에 해악을 끼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실패 사례를 보고도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해 정책금융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도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100명이 퇴사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우리 산은 3500명 직원들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위법, 졸속으로 추진되는 산은 부산 이전을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산은은 본점 대강당에서 부산 이전 추진과 관련해 내부 직원 설명회 개최를 시도했다. 그러나 600명의 직원들이 부산 이전 반대 구호를 외치면서 파행됐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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