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산은 이전 공공기관 지정 방안 검토’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5월까지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전 지역은 부산 문현지구로 명시했으나, 혁신도시법에 따라 혁신도시 내로 이전을 원칙으로 하되 부산시 등과 협의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작년 7월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 균형 발전 선도, 동남권 특화산업 육성, 부산 특화 금융 중심지 위상 강화 등을 위해 산은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8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산은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 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산은 부산 이전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포함했다. 지난 7일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산은의 지방 이전 절차 안내 문서를 산은과 금융위, 국토교통부에 발송했다. 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을 적극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지방 이전 계획의 승인·고시 이전 단계까지는 산은법 개정과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 의견도 나왔다.
다만, 산은은 “국회의 법 개정 추진 난항, 직원 반발 등으로 합의된 이전 계획(규모, 비용 등) 마련에 애로가 있다”며 “이전기관 지정 단계에서는 간소화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반대 근거로, 지난 2017년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이 출범 이후 역대 최저 수익률(-8.22%)를 기록한 사례를 내세웠다. 이는 우수 인력이 이탈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에서는 160명이 넘는 운용역이 짐을 싼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년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중이다. 이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다시 서울로 옮기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8일 성명에서 “국민연금은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 하에 행해지는 무분별한 금융기관 이전이 어떻게 국민 경제에 해악을 끼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실패 사례를 보고도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해 정책금융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도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100명이 퇴사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위원장은 “우리 산은 3500명 직원들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위법, 졸속으로 추진되는 산은 부산 이전을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산은은 본점 대강당에서 부산 이전 추진과 관련해 내부 직원 설명회 개최를 시도했다. 그러나 600명의 직원들이 부산 이전 반대 구호를 외치면서 파행됐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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