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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화약고’ 부동산 PF 시장에 5000억 수혈

기사입력 : 2023-03-13 14:19

(최종수정 2023-03-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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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O 발행 통한 브릿지대출 유동화 지원 결정
한은 “부동산 PF 구조조정 늦을수록 비용 커져”

KB금융그룹 사옥 전경. / 사진제공=KB금융이미지 확대보기
KB금융그룹 사옥 전경. / 사진제공=KB금융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근 부동산 경기 부진은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다. 부동산 PF을 중심으로 조기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13일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CDO) 발행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비용 증가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인해 브릿지대출 만기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사업장이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이번 CDO 발행을 통한 브릿지대출 유동화 지원을 신속히 결정했다. 유동화 실행 예정일은 오는 3월 15일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브릿지대출의 장기대출 전환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이번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이번 조치가 건설시장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삼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극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딜 구조. / 자료제공=KB금융이미지 확대보기
딜 구조. / 자료제공=KB금융

CDO란 금융사 대출 채권 등을 유동화시켜 새로운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이번 CDO 발행은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캐피탈·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조성된 자금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부동산 사업장이 보유 중인 3~6개월 만기의 브릿지대출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수준을 반영한 브릿지대출로 차환하는 데 사용된다. 이번 지원은 PF 시장에 유동성을 제고하는 효과와 더불어 안정된 시장금리가 적용돼 고비용 구조를 해소해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브릿지대출은 시행사가 사업 부지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참여 시공사의 신용공여를 조건으로 지원해 주는 초단기 대출로 본 PF 대출이 실행되는 착공 단계까지 넘어가기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자료=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은행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9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부동산 부문 관련 리스크 평가를 통해 그간 크게 확대된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향후 경기 부진 심화 시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은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PF의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양시장 여건을 보면, 사업 초기 사업장은 고금리 부담, 공사원가 상승, 금융기관 PF 대출 취급 기피 등으로 일부 지연 및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완공 전 사업장도 미분양 재고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중소 건설 업체의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장 종합건설사 주가에 내재된 예상 부도 확률이 상승해 건설업체 재무 위험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한은이 업권별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를 살펴봤을 때, 은행은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제한적이지만,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관련 대출 연체율 상승, 디레버리징 압력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부동산 PF 관련 고위험 익스포저와 아파트 외 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고, 시장성 차입 의존도와 금융기관 간 연계성이 높아 향후 고위험 PF 사업장의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신용 리스크 확산된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 경계감 확산과 금융불안을 미연에 방지하지 위해 한계 부문을 조기 식별해 정리를 유도하고, 거래상대방 위험을 낮추는 것이 긴요하다”며 “특히 부동산 PF 금융은 구조조정이 지연될수록 관련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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