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재건축 대어로 분류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3.3㎡(평)당 일반분양가가 7700만원대로 추산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됐다.
조합원 분담금 역시 최대 7억원 중반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이는 추정치로, 향후 사업진행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는 남아있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에서 은마아파트 일대 24만3552㎡를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지구단위계획 지형도면 등을 확정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현재 28개 동, 4424가구에서 33개 동, 5778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 추정 종전가액은 76㎡가 19억원, 84㎡는 22억원으로 추산됐다. ‘종전가액’이란 개발이 예상되면서 오른 가격을 제외한 현재 가치를 감정평가한 금액이다. 이 경우 현재 76㎡ 소유주가 84㎡를 분양받으면 4억여원이 필요하고, 109㎡를 분양받으면 최대 7억원가량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은마의 이 같은 예상 분양가는 최근 차갑게 얼어붙은 분양시장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주목을 끈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원자재값 상승 등의 요인으로 분양경기는 2020~2021년의 호황이 무색할 정도의 냉각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치솟기 시작하자 청약경쟁률은 이미 한 자릿수 대로 떨어졌고, 기대를 모았던 대단지 아파트들도 잇따라 순위 내 청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우려를 키웠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000호를 넘어서 2013년 8월 이후 9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는 6만호를 훌쩍 넘어 7만호를 바라보는 수치다.
붕괴가 시작되는 곳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 등 비인기지역이고 은마가 위치한 강남 대치동은 사정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분양시장의 침체는 이미 서울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에 나섰던 둔촌주공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이나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높은 분양가로 청약경쟁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정부의 규제완화 지원사격 총력전이 더해진 결과 간신히 주력평형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실 분양가가 높아져서 분양이 안되는 것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분양이 이뤄져서 자금을 회수하고 나가는 것이 제일 깔끔하다”며, “은마 정도 되는 상징적인 사업이라면 시공사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향후 주요 전략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