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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다 푸니 주춤했던 서울 집값 하락폭 6주 만에 확대…금리·입주물량 증가 영향

기사입력 : 2023-02-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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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부동산대책 이후 초급매물 소진, 6개월만에 1천건 넘긴 서울 아파트 거래량
쓸 수 있는 대책 다 썼는데 반등조차 실패, 더 쓸 카드도 마땅치 않아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DB이미지 확대보기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DB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 말부터 1월 내내 6주 연속으로 줄어들던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2월 2주 들어 다시 확대됐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는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부동산규제를 철폐했고,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세제완화 등 부동산 부양책을 연달아 내놨다. 부동산시장의 경착륙(급격한 하락)을 막고 연착륙(완만한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푸는’ 수준의 강력한 완화책을 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미국의 연이은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우리나라 금리 역시 3%대를 유지하며 낮지 않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20~2021년간 지나치게 오른 집값으로 인해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괴리가 커진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집을 팔려는 사람들은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평행선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인 2023년 1월 아파트 거래량은 1066건으로,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 만에 1천건을 넘겼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나 강동구에서 거래가 집중됐고, 헬리오시티·파크리오·잠실리센츠 등의 초급매물이 소화된 송파구에서도 가장 많은 거래가 나타났다.

그러나 규제완화 일변도에도 불구하고 다시 집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약발이 너무 일찍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락폭이 줄어들었을 뿐 반등까지는 실패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완화책조차 얼어붙은 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마저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폭이 6주 만에 다시 확대된 데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정된 대규모 입주 물량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46개 단지, 총 3만5748가구(임대 포함)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48.8% 늘었으며, 이 중 수도권 예정 물량만 2만5096가구에 달해 전국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연일 금리인상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은 역시 이에 발맞추며 꾸준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중순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7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기준금리는 3.50%까지 오르게 됐다.

심지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1월 미 고용호조 지표를 두고 “이렇게까지 좋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가 상당기간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정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기존 전망치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가 집값 부양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남은 카드로 강남3구 및 용산의 규제완화나 LTV·DSR 추가 완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 같은 정책들은 간신히 하향안정을 이뤄가고 있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공포 심리가 강해졌고,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하락세 둔화는 급매물 회수로 인한 착시효과고, 만약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추세하락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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