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찬 포부와 달리 ‘뉴 롯데’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 한한령의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국정농단, 노재팬,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 흐름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동빈닫기

롯데의 핵심 신사업으로는 바이오·헬스케어가 꼽히는데 이는 모두 롯데지주의 경영혁신실에서 나왔다. 경영혁신실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이훈기 사장이다.
이 사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LC타이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사장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직을 맡은 1990년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5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서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자리를 옮길 때 같이 움직이는 등 측근으로 근무했다.
신 회장은 2020년 8월 경영혁신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이 사장을 수장 자리에 앉혔다. 우선 경영혁신실장으로 임명했다가 같은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에 롯데그룹 안팎에선 이 사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뉴 롯데’의 핵심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의 평가는 사실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롯데그룹은 2020년에 지주 체제로 옮기면서 경영혁신실을 만들고 메인 그룹에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전략적 미션을 부여했다“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 사장은 롯데 경영혁신실에서 기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맡고 있다. 다른 의미로 말하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핵심부서인 것이다.
실제로 경영혁신실의 전신인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신 회장은 물론 황각규 롯데그룹 전 부회장,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 고(故) 이인원 전 롯데그룹 부회장 등 그룹 주요 인사들이 거쳐간 핵심부서다. 이에 삼성의 미래전략실에 비유되기도 했다.
경영혁신실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다양한 사업에서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여러 분야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장은 화학과 렌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더해 전략과 기획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전해져 앞으로 롯데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 2023년 임원인사에서 경영혁신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와 ESG경영혁신실 사장을 겸직하게 됐다.
지난해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를 이끈 점이 중책을 맡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바이오USA’ 참석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사업 가운데 경쟁력이 없거나 현재 돈을 벌고 있더라도 미래 전망을 봤을 때 유망하지 않은 사업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위해 매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며 롯데그룹의 새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 사업도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사장이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여러 중책을 맡으며 롯데그룹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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