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수가제 도입 발판 마련
보험업계는 지난 5일부터 시행된 ‘동물병원 진료비 의무 게시’ 제도를 반기고 있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동물병원별 진료항목·수가 비표준화로 보험사들은 손해율·보험료 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 진료비 의무 게시 제도가 펫보험 가입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안착 목표로 추진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펫보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병원 진료비 의무 게시 제도는 수의사가 2명 이상인 동물병원은 진찰과 입원, 백신접종, 전혈구 검사 및 엑스(X)-선 촬영 등을 게시하는 제도다. 반려인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일각에선 동물등록제 내실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려동물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의식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이유를 들었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펫보험이 의무보험으로 인식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 보호와 유실·유기 방지를 위해 반려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전국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동물보호법을 통해 의무화한 제도다. 하지만 현행 동물등록제는 대상은 반려견으로 국한됐다.
성장 잠재력 있는 펫보험 시장
반려인이 1500만명에 근접했지만, 펫보험 가입률은 1% 미만으로 저조하다. 깜깜이 진료비로 인해 펫보험 보험료가 2만~4만원대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반려인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가구를 638만가구로 발표했다. 이는 전체 2304만가구 가운데 27.7%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년 591만가구 대비 47만가구 증가한 것이다. 반려견은 521만가구에서 602만 마리, 반려묘는 182만가구에서 258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를 통해 국내 604만가구, 총 1448만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펫보험 계약건수는 4만9766건이라고 분석했다. 가구당 1마리를 양육한다고 가정하면 가입률은 0.8%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5년 1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027년에는 시장이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펫보험 보장범위·가입연령 확대
펫보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 상품인 ‘펫퍼민트’의 보장비율을 업계 최초로 기존 최대 70%에서 80%로 확대했다. 또 가입연령을 기존 생후 3개월~만 8세에서 만 10세까지 늘렸으며 반려견에만 적용했던 동물등록번호 고지 시 보험료 2% 할인 혜택도 반려묘까지 범위를 넓혔다.
삼성화재는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을 내놨다. 해당 상품은 반려견의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가입연령을 생후 61일부터 만 10세까지다.
특히 반려인의 위험도 함께 보장하기 위해 상해고도후유장해를 기본으로 보장하고 상해수술비, 상해입원일당, 골절진단비 등을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도 다이렉트채널에서 판매하는 ‘하이펫보험’을 손봤다. 이를 통해 기존 펫보험에 없었던 피부질환, 구강질환, 슬관절 및 고관절 탈구 질환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 가입연령은 생후 61일부터 만 8세까지, 보장 기간은 메리츠화재, 삼성화재와 동일한 최대 만 20세로 설정됐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지난 11일 펫퍼민트 출시 4주년을 맞아 펫보험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반려견 보험금 지급건수는 ▲위염·장염(5701건) ▲외이도염(5398건) ▲구토(4043건) ▲이물섭식(3684건) 순이었다.
반려견 보험금 지급액은 슬개골 탈구 관련이 약 29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보행이상이 8억3000만원, 이물섭식이 7억6000만원, 위염·장염이 7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화재는 소형견, 실내 양육이 많은 만큼 슬개골 탈구로 인한 지급액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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