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여전히 여전채 조달구조도 단기화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에 전체 3분의 1 수준의 저금리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고금리 차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해 10월 약 9개월 만에 상승한 데 이어 17%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주요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축소하면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취급이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3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올해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창용 총재는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 역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 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선반영 되고 있어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최근 금리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780%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0.144%p 하락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6%대를 돌파한 바 있으며 지난달 26일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11일에는 4%대에 진입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6.107%로 지난 9월 6%를 돌파한 이후 6%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의 경우 7.118%로 지난해 4%p 가까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 카드론 금리가 16.99%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카드 15.97%, 신한카드 14.68% 등을 기록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론은 조정금리를 통해 금리 인상을 방어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카드론 마저 금리가 인상됐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금리할인 등 기준가격에서 조정하는 금리로,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우대 혜택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카드사들이 기존 장기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최근 시장금리 변동과 연동되는 ‘금리변동차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나가는 추세며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채권 비중을 보면 1년 이하가 30%를, 2년물도 30%를, 3년물이 40%를 차지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카드채 발행 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CP와 ABS 발행을 늘리고 있다.
여전채의 경우 최근 채권발행이 1년물에서 1년 6개월물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장기물 수요는 떨어진 상황이다. 장기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여전채 평균 만기는 지난해 ‘AA-’는 1.59년에서 1.25년으로, ‘A0’는 1.62년에서 1.18년으로, ‘BBB+’는 0.93년에서 0.66년으로 줄어들면서 모든 채권 신용등급에 걸쳐 짧아지고 있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조달금리가 단기간에 많이 상승하면서 주요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이 카드론 한도를 줄이고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4분기 카드론 잔액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취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11월 기준 총대출 잔액은 48조1023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 잔액은 34조2866억원으로 전년말 이후 1조2596억원 증가했으나 지난 상반기 대비 1852억원 감소했다. 누적 카드론 이용액도 39조7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6927억원 감소했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현금서비스 잔액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지난해 1분기까지 2352억원 감소했으나 상반기 이후 4131억원 증가하면서 6조6052억원을 기록했다. 리볼빙 잔액도 지난해 1조1281억원 증가해 7조2105억원을 기록하면서 7조원대를 돌파했다.
현재 고금리 채권 비중이 20%를 차지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3분의 1 수준의 저금리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서 올해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사의 여전채 차환 규모는 43조6000억원이고 캐피탈은 61조6000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평균 금리는 2%대로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캐피탈 업권은 금리 인상 지속, 여전채 투자심리 저하로 조달환경이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브릿지론과 부동산PF 부실 위험이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금융 비중 높은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 저하가 예상된다. 신용등급 ‘AA급’의 캐피탈의 경우 자본시장 접근성이 좋고 계열의 지원 등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능력 우수한 ‘A급’ 이하 캐피탈은 90일 만기도래 차입부채 대비 즉시가용 유동성 비율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4분기에 ‘A급’ 이하 캐피탈사 발행액은 급감했으며 올해 만기도래 차입부채 차환을 위해 ‘AA급’ 중심으로 발행되고 있다. ‘A급’ 이하 캐피탈사 발행환경 회복 속도는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사채와 우량채의 발행액 증가로 여전채의 투자 수요는 감소했으며 채안펀드 등 정부정책의 긍정적 영향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 변동성 둔화 전까지 조달구조 안정성 회복 난항이 예상된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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