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른 여전채 조달구조도 단기화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 전체 3분의 1 수준의 저금리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고금리 차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다만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달 약 9개월 만에 상승한 데 이어 1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상환이 미뤄지면 적용되는 연체 이자를 고려시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창용 총재는 “1월 이후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12월 FOMC 회의 등 미 연준의 정책결정과 그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국제 에너지 가격 등 대외여건 변화,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 역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 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4연속 단행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선반영 되고 있어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미연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금리 상승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2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5.963%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초 2.420%로 시작해 지난달 6%대를 돌파한 바 있으며 지난 7일에는 6.088%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6.668%로 지난 9월 6%를 돌파한 이후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채 ‘A-’ 3년물 금리의 경우 7.651%로 올해에만 3.6%p 넘게 상승했으며 지난 9월부터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 카드론 금리가 15.16%로 가장 높았으며 KB국민카드 14.19%, 롯데카드 14.05% 등을 기록했다. 올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론은 조정금리를 통해 금리 인상을 방어했으나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카드론 마저 금리가 인상됐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금리할인 등 기준가격에서 조정하는 금리로,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우대 혜택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카드사들이 기존 장기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최근 시장금리 변동과 연동되는 ‘금리변동차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나가는 추세며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채권 비중을 보면 1년 이하가 30%를, 2년물도 30%를, 3년물이 40%를 차지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카드채 발행 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CP와 ABS 발행을 늘리고 있다.
카드론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내 15%대를 돌파하고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되나 연체 이자를 포함해 금리 최대 2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론 금리도 최대 15~16%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의 경우 최근 채권발행이 1년물에서 1년 6개월물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장기물 수요는 떨어진 상황이다. 장기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여전채 평균 만기는 올해 들어 ‘AA-’는 1.59년에서 1.25년으로, ‘A0’는 1.62년에서 1.18년으로, ‘BBB+’는 0.93년에서 0.66년으로 줄어들면서 모든 채권 신용등급에 걸쳐 짧아지고 있다.
또한 여전채와 국고채 간 금리 스프레드가 2%p를 돌파하는 등 조달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3년물과 1년물 간 스프레드도 확대된 모습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여전채 ‘AA-’3년물과 1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는 코로나19의 여파가 본격화된 2020년 3월 0.01%p에서 지난해말 0.47%p로 확대됐고 지난 5월에는 1.24%p까지 확대됐다.
현재 고금리 채권 비중이 20%를 차지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 3분의 1 수준의 저금리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서 내년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사의 여전채 차환 규모는 43조6000억원이고 캐피탈은 61조6000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평균 금리는 2%대로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여전업의 경영 과제로 조달여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여력을 확충하고 자산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여신 심사 능력을 제고하고 고객 데이터 체계화를 통한 체질 개선과 경기 회복 이후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사업 기반 모색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관련기사]
- 이창용 "물가 목표수준 수렴 확신할 때 금리인하 논의…국내상황 가장 중요" [한은 총재 일문일답]
- 이창용 “금통위원 최종금리 전망 3.5% 3명, 3.25% 1명, 3.5~3.75% 2명”
- [전문] 이창용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 필요성…정책 여건 불확실성 커”
- [속보] 이창용 “기준금리 0.25%p 인상 결정, 금통위원 전원일치”
- 이복현 금감원장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 리스크 재점검”
-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1.7%로 하향…소비자물가 상승률 3.6% 전망(종합)
- 11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25%로 인상 '물가 대응'…속도는 '베이비스텝'
- [전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11월 통화정책방향
- 금리 올리고 무이자 할부 줄이고…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 ‘고객 혜택’ 축소
-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 후폭풍…6%까지 연일 치솟는 여전채 금리
- 카드론 마저 9개월 만에 금리 인상…내년 저금리 채권 만기도래 ‘주시’ [10년 만에 기준금리 3%]
- 중소형 캐피탈사, 내년 상반기 만기 채권 차환 부담 유동성 리스크 커져
- “캐피탈사 부동산PF 대출 자산비중 늘어…건전성 감독 강화 필요” [금융연 2023 전망]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