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일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자본 비율 12%대를 유지하고,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저평가된 주가의 원인이 주주환원 정책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단순히 0.7%에 해당하는 자본 여력을 배당에 사용했을 시 총배당금은 2조6000억원(자사주 매입·소각 포함) 수준으로 주주환원율 50%에 육박한다”며 “2021년 신한금융의 총 현물배당금은 1조500억원이었는데, 이는 CET1비율 0.39%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이 당장 이뤄지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당장 올해 경기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고 바젤Ⅲ 최종단계가 적용되는 데다 위기 상황 시 확보해야 할 자본 여력 수준에 대해 금융당국과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년 만에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바 있다.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금융권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3000억원에서 볼 수 있듯이 주주환원율 관점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총주주환원율은 전년도 25.2%보다 소폭이나마 상향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수준의 순이익 규모가 지속 유지되고 30%의 배당 성향, 4.5%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율 가정 시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이 보통주자본비율 12% 초과분을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3개사의 연간 평균 추가 주주환원 가능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를 30% 배당 성향과 합산하면 총주주환원율은 65% 수준으로 해외 은행과 유사하게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금융지주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 주(2~6일)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7~16% 상승했다. KB금융 16.91%, 하나금융 16.05%, 신한금융 15.34%, 우리금융 7.79% 순이다. KRX은행지수는 13.1%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폭(2.40%)을 크게 웃돌았다.
은행들이 매년 10% 가까이 늘려온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연간 2~5% 수준으로 줄이고, 목표 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얼라인파트너스 측 요구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해외 은행은 순이익의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비효율적인 자본 배치로 주주환원율이 낮아졌다”며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주주환원율 수준은 50%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 자본비율이 글로벌 규제 수준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이고도 불가피한 근거 없이 주주환원책의 자유도가 제한된 것은 관습에 가깝다”며 “최근 대형 일본 은행들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 정책을 발표하고 행동주의펀드가 한국 은행지주에 주주환원책 확대를 요구하는 등 충분한 자본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선진적인 자본정책을 제시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한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 조치로 낮췄던 배당 성향을 최근 다시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복합위기 속에 금융당국이 배당 자율성을 얼마나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전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경기 침체 환경에서 대손 부담 상승이 예상되는 현 국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손실 흡수 능력 등 자본 건전성을 유지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주현닫기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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