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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분상제·전매제한까지, 풀 수 있는 규제 다 풀었다…시장 영향과 부작용은

기사입력 : 2023-01-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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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문제로 당장 집값 반등은 어려워…지방소멸-서울 집중현상 심화될 듯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풀린 규제, 반등기 와도 정책효과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2022년 국토교통부 시무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국토교통부 시무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가 출범 1년 만에 전임인 문재인정부가 펴왔던 부동산규제를 사실상 전부 걷어냈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로부터 1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의 규제지역 해제와 분양가상한제·전매제한 금지 등의 규제도 일제히 풀어내며 또 한 번 시장에 한바탕 파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정부는 지방부터 시작해 서울과 경기 일부를 제외한 전 지역까지 규제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그러나 잇따른 규제 해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오히려 연일 하락 폭이 확대되며 매매·전세·분양을 가리지 않고 통계작성 이래 최악의 수치를 현재진행형으로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풀 수 있는 규제는 전부 다 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심한 거래절벽 현상을 완화하고, 과천과 광명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주택매입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전매제한 및 실거주 의무 폐지 등으로 인해 전월세로 잔금 마련이 가능해져 청약에 대한 부담감도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는 유례 없는 하락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의 경착륙(급격한 하락)을 막고 연착륙(완만한 하락)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지만,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이 같은 규제 완화가 시장활성화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당분간 5%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이에 맞추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최소 올해까지는 이 같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규제가 해제되고 대출이 가능해지더라도 지금의 높은 금리로 고액의 대출에 나서는 것은 투자자도 수요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23년에도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등이 예고된 상황이고 은행권 DSR 규제에 따른 가계의 유동성 축소 분위기도 여전해 정책 수혜가 소득과 자산 등에 한계가 있는 무주택 실수요층까지 전해지기에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양지영R&C연구소 양지영 소장 역시 “전매제한 완화와 실거주 의무 폐지로 입지가 뛰어난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 당첨 후 조기 시세차익이 가능해져 분양성적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 DSR 등 시장 불안요소가 여전하고, 앞으로 정부의 핵심 주택공급대책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가 있어, 분양가, 상품, 입지 등 핵심 분양단지에만 쏠림현상이 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안 그래도 수요가 집중되던 서울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4개 지역을 제외하면 전부 규제지역에서 풀려나면서, 지방은 물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외곽지역의 붕괴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부장관이 불과 하루 전 신년사에서 ‘지방 발전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배치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희망한 부동산 한 전문가는 “이번 서울 규제 해제 정책은 인구도 많고 수요도 많은 서울에 ‘올인’을 해서 우선 대마(大馬)를 살리고 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며, “지금 당장은 금리 문제로 정책 효과가 미비하더라도 훗날 금리가 인하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면 서울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돼 전국적인 양극화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 역시 “기존에 서울의 대체 주거지역으로 주목받았던 경기 광명·안산·

의왕과 인천 등이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GTX라는 마지막 호재가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해당 요인은 이미 2020~2021년에 선반영됐고, 수도권 외곽지역은 완만하고 꾸준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단기간에 너무 빠른 속도로 규제가 해제되다 보니 시장에 ‘면역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여에 걸쳐 4차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펼치고 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풀어나가야 할 규제들이 6개월 사이 한꺼번에 풀리는 바람에, 향후 금리가 인하되고 반등 시점이 찾아왔을 때 시장에 신호를 줄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문재인정부 시절,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고 내놓았던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굵직한 대책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역으로 시장이 자극받아서 집값이 오히려 폭등했던 사례가 이미 있었다”며, “규제 완화라는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역으로 시장에 불안감이나 위화감을 조성할 위험성도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금리 문제가 있어 지금의 처방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른바 ‘진통제’를 과하게 쓰는 모습이 읽힌다”며, “지금 시점에서 너무 빨리 규제를 전부 풀어버리는 바람에, 정작 나중에 반등 시기가 와도 정부 정책으로 시장에 시그널을 주기가 힘들어진 점은 우려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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