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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전 빗썸 의장, ‘1120억대 사기’ 1심 무죄… “증거 부족”

기사입력 : 2023-01-03 18:35

(최종수정 2023-01-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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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상장 확약 사실, 인정 안 돼”

이 전 의장 무죄 선고 후 울음 터뜨려

일부 투자자, 이 전 의장에게 욕설·고성

빗썸 “이 전 의장, 경영에 일체 관여 안 해”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코리아’(Bithumb Korea·대표 이재원) 본사 전경./사진=빗썸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코리아’(Bithumb Korea·대표 이재원) 본사 전경./사진=빗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국내 시장 점유율 2등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코리아’(Bithumb Korea·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와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빗썸홀딩스’(대표 이상준) 의장을 맡았던 이정훈 씨가 1120억원대 사기 혐의에서 일단 잠시 벗어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3일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 전 의장의 코인 상장 확약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망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계약서에 BXA 상장을 확약한다는 직접 조항이 없고, 초안 수정 경위를 봤을 때 코인 상장 의무 규정 등은 추후 삭제됐다는 것이다.

즉, 피해자가 상장 확약 조항이 없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최종안에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을 함께 경영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김 회장은 빗썸을 약 4000억원에 매입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이 전 의장이 ‘BXA 코인’(빗썸 코인) 상장을 명목으로 인수대금 일부를 편취했다고 검찰 측은 바라봤다.

실제로는 가상 자산을 발행‧판매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김 회장에게 “인수대금 중 일부만 지급하면 나머지는 코인을 발행‧판매해 지급하면 된다”며 속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계약 과정에서 가상 자산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가 금지된 국내를 피해 BXA 코인을 상장한 다음 자금을 조달하고 거래소 간 연합체를 결성하는 ‘BB 프로젝트’ 사업을 명목으로 내세웠다고 판단했다.

수사 결과, 이 전 의장은 ‘BXA 코인 상장 예정’이라는 공지를 올렸지만, 금융당국 규제와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에 결국 상장을 포기했었다.

검찰 수사에 의하면 이 전 의장은 이후 이러한 사실을 김 회장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채권과 주식을 잔금으로 받는 등 8번에 걸쳐 9800만달러(약 1120억원)를 가로챘다. 김 회장은 이 전 의장 말을 믿고 BXA를 선 판매해 얻은 대금을 빗썸 지분 매수 자금으로 일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10월 결심공판에서 이정훈 전 의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해 금액이 매우 큼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선고되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2020년 7월 김 회장이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7월에 이 전 의장을 불구속기소했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앞서 언급했듯이 김 회장 등 피해자 진술이 번복된 점 등을 이유로 신빙성이 부족하다면서 무혐의라고 결론냈다.

또한 현재 확보된 녹음파일 등으론 이 전 의장이 김 회장에게 BXA 상장을 확약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김 회장의 투자 경력이나 관련 지식을 볼 때 이 전 의장 말만 믿고 착오에 빠질 정도론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이 전 의장이 김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한 것이 기망행위라는 검찰 측 공소사실은 모두 배척되고 말았다.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고개를 숙인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을 향한 고성과 욕설이 날아왔다. 법정 방청객 일부는 판결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정 조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결심공판에서 투자자들이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었는데 이번 재판까지 무죄로 확정되며 어떤 처벌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검찰은 이 전 의장이 직접 BXA 코인을 판매하고 투자금을 빼앗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끝맺었다. 김 회장 역시 이 전 의장에게 속은 것이라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이정훈 전 빗썸 의장의 1심 무죄 판결에 관해 빗썸 측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 전 의장과의 인연에도 선을 그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정훈 전 의장은 빗썸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빗썸은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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