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 길기영 의장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김길성 중구청장이 이끌고 있는 집행부는 중구의회를 반목의 대상으로 삼아 비난·언론을 통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중구청은 지난 21일 ‘막무가내식 예산 삭감에 민생 실종’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또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예산 190억여원을 삭감한 중구의회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구청장이 지적한 중구의회 예산 삭감의 주요 내용은 ▲시설공단이사장 인건비·업무추진비 7400만원 삭감(3개월 분만 반영) ▲구청 정책기획단 인건비 4억원 전액 삭감 ▲구민 체육시설 7개소 공단위탁 사업비 20억원 ▲중구 어르신 교통비 ▲중구 출산양육 지원비 ▲노후 구청사 누수 시설개선 27억원 등이다.
이와 관련해 중구의회 길기영 의장은 “민선 8기를 시작하는 구청장은 핵심 공약 사업추진을 시작하는 사실상 첫해가 될 내년도 예산안에 여느 때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겠으나,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금까지 구정을 함께 이끌어가는 동반자인 의회에 주요 정책 추진이나 사업 예산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길 의장은 “집행부는 의회가 공청회를 주최하자 참석하지도 않았었고 이후 구청 측이 주최한 공청회에는 아예 의회를 부르지도 않는 등 ‘각자 제 갈 길을 가자’라는 식으로 구정 운영의 동반자인 의회를 경시했다”며 “구민 한명한명을 대표하는 의회를 무시하는 구청인데, 의회라고 구청장의 핵심 공약사항에 대해 무조건 동의하고 예산을 줄 의무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길 의장은 김 구청장이 지적한 부분에서도 하나하나 예산 삭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길 의장은 “구청장의 핵심 공약인 도심 개발 관련 사업은 민간 참여가 수반되는 중구의 오랜 염원 사업으로서 의회 또한 필요성이 공감됐다”며 “다만 고금리 스태그플레이션의 장기화와 건설경기가 12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사업추진은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삭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권을 가진 구청장이 채용하는 것은 자유지만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본인의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을 막무가내로 뽑고 의회가 직원생계가 걸린 예산을 볼모로 제동을 걸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특별시 중구 출산양육 지원비 삭감과 관련해선 출산양육 지원금을 확대 지원해 왔지만 출생아 수는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의회에서는 지역 여론을 적극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산장려책을 획기적으로 발굴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었다.
다만 중구청은 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뜬금없이 출산양육 지원금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조례개정안을 또다시 제출하면서, 안건 회부가 늦춰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구의회 길기영 의장은 “구청은 다수 언론사를 통해 민생과 직결된 의원 증액 예산은 무시하고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은 모두 타당하니 의회가 삭감하면 안 된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워 양보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행태를 보이더니 이제는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무력화시키는 시도를 단행하려 하고 있다”며 “의회와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친다면 반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의회가 신임 구청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식의 반응은 구청과 집행부의 오랜 행정 신뢰와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길기영 의장은 “집행부가 상호존중과 소통을 통해 구민 행복과 구민 복리증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구현하는 미래지향적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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