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경제 한파에서 살아남을 ESG는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이라는 비관적인 상황은 2021년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이며 1.0명 이하는 한국이 유일하다. 80-90년 뒤에는 국내 인구가 현재의 절반도 안되는 2000만 명으로 통계청은 추계한다. 1970년대 출생아는 100만 명이었는데, 2022년 올해 24만 명으로 뚝 떨어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저출산 위기는 군대 문제의 안보와도 직결된다. 입대 가능한 만 20세 남성이, 2020년에는 33만 명, 2025년에는 23만 명, 2045년에는 12만으로 추계하고 있다. 학령아동(유치원/초중고) 숫자는 2015년 750만 명에서, 2022년 640만 명, 2035년 410만 명으로, 이런 급감하는 학생 수는 폐교와 교사 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내의 구조적인 인구학적 위기에 더해, 멈추지 않는 코로나 엔데믹과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북한의 핵 위협 등 세계적 갈등과 대립 또한 더욱 격화되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기업도 어렵고 자영업자와 서민들도 어렵다. 자영업자 대출 1000조 원 시대다.
2020년 2021년의 키워드로 화려하게 등장한 ESG는, 글로벌 ESG펀드 자금으로 2019년 2800억 달러가 유입되었고, 2020년 5500억달러, 2021년에는 6500억(842조원)달러이 유입되었다. 그러나 올해 -1000억달러(140조원)으로 수익률은 -19%로 저조하다. 국내 ESG펀드에서도 최근 6개월간 설정액이 반년새에 1조 3300억이나 빠져나갔다.
금융시장의 냉철한 시장원리는 혹독한 한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경원에 가까운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2위 운용사 뱅가드의 경우 넷제로 이니셔티브를 탈퇴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ESG에 반발하는 투자자로부터 투자금 회수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돈이 오고가는 현실의 세계에서는 냉혹하다.
끝없는 터널 마냥 경제는 힘들어 죽겠는데, 금융권이 끌고 온 세계적 추세라는 ESG(환경ㆍ사회ㆍ거버넌스)는 꼭 해야하나. ESG는 무엇이고, 왜 ESG를 해야하나.
ESG를 해야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첫째,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ESG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둘째, 1경원을 운용하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시작으로 투자자와 대출을 해주는 금융권의 ESG 요구가 확대되었다. 셋째,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기업평가에 ESG를 반영하고 있다. 넷째 직접적인 고객을 넘어 보다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의 ESG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전혀 다른 세계 새로운 도전에 또 직면했다. 환경(E) 과제로 대기 오염, 수질 오염, 기후 온난화, 삼림 파괴 등이 있다. 사회(S) 영역으로 지역 커뮤니티와의 관계, 공공의 안전과 위생, 직장 문화 등을 들 수 있다. 거버넌스(G)로는 회사의 지배구조와 문화, 경영 시스템 등이 있다.
구조적ㆍ시대적ㆍ복합적 문제 해결을 향한 ESG 툴
거시적 지역적 관점에서 볼 때,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에서의 ESG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각기 다른 모양이지만 ESG의 툴로 치열하게 지구를 살리는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인구문제는 저성장과 묶여있고 수도권 집중 편향과도 연결되어 복합적 구조적 문제를 만들어 낸다. 지방의 구조적인 시대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는 지자체와 협업 하에 금융권의 ESG투자와 같은 형태로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같은 보다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범적용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인증서를 의무적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지만 탄소배출량은 보고해야한다. 3년간의 전환기간 후에는 탄소배출량 만큼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한다)와 공급망 ESG 실사 의무 시행은 역외 통상에 중소기업을 시작으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정부의 체계적인 통합공시 기준이 시급하다. 유럽판 IRA(EU의 핵심 원자재법)는 산업 공급망 전반의 인권경영과 환경이슈의 공급망 실사 지침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전 지구적 위기 즉 지구 온난화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의 모든 삶에 쓰이는 탄소를 빨리 탈 탄소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1사람당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은 11.8톤 이라고 한다. 각 개인이 배출하는 이 탄소량을 줄여나가기 위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한다. 저탄소도 이제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업 차원에서 그래도 생각의 전환으로 노력하는 회사들이 있다. 네거티브 조세로 사회문제 해결을 제안한 재벌 기업가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으며, 재생에너지 및 그린스틸 사업으로 친환경 분야 투자를 통해 청정수소 생산사업에 45조를 투자하는 국내 한 기업의 사례도 지구를 향한 결단이다.
ESG 금융이 선도하는 ESG의 꿈꾸는 미래
경기침체 혹한기에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이다. 동시에 장기성과 영역에도 투자를 해야한다. 현재편향은 인간의 본능이긴 하지만 미래가치ㆍ잠재가치를 향한 장기에 초점을 맞추는 의사결정은 리더의 그릇 크기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업도 생물이고, 금융ㆍ경제도 생물이다. 생존 본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최근 PEF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스타트업부터 벤쳐, 대형 M&A까지 투자를 자제하고 심지어 투자하기로 한 것도 철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운용사로 뭉칫돈이 움직인다. 실력이 검증된 국내 3대 PEF 운용사로 안정성을 바라며 맡긴다.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연기금과 공제회의 거대한 자금들은 살아남을 곳으로 움직인다. 국회에서 수없이 많은 서면질의서의 자료요청과 매년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를 전후로 언론과 연대하여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의 수익률을 공격한다. 그럴바에야 안정적인 위탁운용사를 선정하여 내부수익률(IRR)과 운용규모의 기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ESG 가이드라인으로만 환경ㆍ사회적책무ㆍ거버넌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ESG금융이 선도적으로 ESG를 끌어야하는 이유이다. 다시 말해 연기금ㆍ공제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가치ㆍ잠재가치를 향해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자금의 특성별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의 다양한 장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이를 크게 하는 것이 먼저다. 여기서 파이의 정의는 다양할 수는 있다. 경제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양극화ㆍ분배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과 달리 ESG에서는 반드시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창업 마인드 즉 기업가정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꿈꾸는 미래이다. 혹독한 냉혹기에도 살아남는 ESG를 향한 비전이다.
[서울국제금융오피스금융 전문가 칼럼: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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