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04.20(토)

총명하고 민첩한 토끼띠…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2023년 계묘년 위기 극복 경영인들]

기사입력 : 2023-01-02 00:00

(최종수정 2023-01-02 03:55)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ad

경계현·박정호, 메모리 위기 탈출…최재원·최윤호, 배터리산업 승부수

총명하고 민첩한 토끼띠…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2023년 계묘년 위기 극복 경영인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 정은경, 홍지인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계묘는 육십간지 40번째로 ‘계(癸)’는 검은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한다. 그래서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비록 작은 동물이지만 영리하고 재빨라 돌발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기지(機智)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래서 토끼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총명하고 민첩하며 남의 말을 잘 들어 화합을 잘 이룬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토끼띠 경영인들은 누가 있을까. 1939년생부터 1951년생, 1963년생, 1975년생 CEO들이 이 지혜를 가지고 풍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63년생 동갑내기’ 메모리 위기 탈출
대한민국 수출액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위태롭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연일 사상 최대 매출, 최대 영업익을 경신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급커브를 그리며 하향하고 있다.

올해는 메모리 업황이 더 어두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 수장이자 1963년생 동갑내기인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사장과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위기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기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그가 내실 강화 및 수익성 개선을 이뤘던 만큼, 업계에선 올해 반도체 위기 속에서도 적기 대응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경 사장의 과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속 리더십 유지 및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력 확보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달리 인위적 감산은 진행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는 2027년까지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3배 확장한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올초 세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미터(㎚)급 D램 양산에 나서는 등 위기 속 투자 강화를 통한 기술 초격차도 이어간다.

또 다시 SK그룹 위기 해결사로 나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가 SK스퀘어 대표이사직을 박성하 전 SK C&C 대표에 넘겨주고 SK하이닉스 대표이사직만 맡은 것도 반도체 위기 속 해당 사업의 위기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연말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이슈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 전략’ 조직을 신설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최근 다운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고, 지난달에는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비상 경영 방안을 내놓았다.

오너와 오너의 복심 배터리 승부는?
국내 배터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SK온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수석부회장과 삼성SDI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사장도 1963년 토끼띠 경영인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동생으로,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 SK E&S 대표, SK주식회사 대표 등을 역임했다. 경영인으로서 글로벌 경영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하지만 지난해 SK온은 다소 부침을 겪었다. 해외공장 초기 수율이 예상보다 낮아 이익실현이 지연됐고, 대규모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최근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SK온에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긴급수혈하는 등 그룹 내 배터리 사업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SK온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 수석부회장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최윤호닫기최윤호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그룹 회장 복심으로 불린다. 지난 2021년말부터 삼성SDI를 이끌고 있다.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주로 경영·관리 직책을 맡은 전략통이다.

2010년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에 합류해 그룹 전반 전략을 책임졌다. 삼성SDI는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최 사장은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 진정한 1등”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생산량에 집착하는 것 보다 기술·품질 경쟁력을 통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실제 경쟁사들이 부진했던 지난해 삼성SDI는 연이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나홀로 고공성장 가도를 달렸다. 최 사장은 향후에도 회사의 성장을 이끌 대규모 수주에 성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달 이재용 회장과 최윤호 사장은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K-뷰티 살리기 나선 토끼띠 경영인
K-뷰티 대표주자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대표의 K-뷰티 살리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 모두 63년생 동갑내기다.

지난해 중국 봉쇄 여파로 K-뷰티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주요 산업 지표와 기업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전년 대비 약 8~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초강수를 뒀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해 경영주기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7월로 바꾸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계열사 대표를 40대로 배치하는 등 ‘젊은 피’를 수혈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북미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내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했다. 전략통인 김승환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현재는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을 ‘고객’에 두고 비즈니스를 재정의하고 재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내외 고객이 원하는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자”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18년 동안 수장 자리를 지킨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물러났다. 그 자리엔 1963년생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앉았다.

LG그룹 첫 여성 대표다. 브랜드 ‘후’, ‘숨’, ‘오휘’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데 힘을 쏟았다. 이 사장은 최근 첫 임직원 인사를 통해 ‘소통’을 강조했다. 이어 LG생활건강이 ‘원팀(One Team)’으로 국내외의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하자고 이야기했다.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토끼띠 경영인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한국 근현대사를 직접 겪은 1951년생 토끼띠 경영인으로는 구본준닫기구본준기사 모아보기 LX그룹 회장과 권원강 교촌 회장이 있다.

구본준 회장은 2018년 5월 형인 구본무닫기구본무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별세하고 조카인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이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그룹 회장에 오르자 고문으로 빠지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지난 2021년 LX인터내셔널·LX판토스·LX하우시스·LX세미콘·LX MMA 등 5개 계열사를 거느린 LX그룹으로 독립했다.

LX그룹은 1년 만에 자산 10조원을 돌파했고 계열사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겼다. 구 회장은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원강 회장은 지난해 말 3년 만에 다시 경영 키를 잡으며 복귀했다. 권 회장은 코로나 이후 침체된 내수시장 속에서 교촌의 제 2도약을 위해 신규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초 열린 취임식에서 글로벌(Global), 소스(Sauce), 친환경(Eco), 플랫폼(Platform)이란 미래 성장 키워드를 제시하며 의지를 내비쳤다.

1975년생 “올해는 나의 해”
아마도 올해 가장 역동적인 토끼띠 경영인은 1975년생일 것이다.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이 1975년생이다. 2016년 대한항공 대표에 올랐고, 2019년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어려움이 지속 되자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2020년 인수한 아시아나항공의 안정적 통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경영인인 안정은 11번가 대표도 눈에 띈다. 안 대표는 11번가 첫 여성 CEO다. 야후코리아, 네이버, 쿠팡, LF 등을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다. 한때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를 선도했던 11번가의 경쟁력을 키워 올해 예정되어 있는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이밖에 정우진 NHN 대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1975년생 토끼띠 경영인으로서 국내 산업의 중추를 이끌고 있다.

환갑 맞는 토끼띠 경영인들
올해 환갑을 맞는 1963년생 경영인의 활약도 기대된다.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쇼핑 김상현 대표와 신세계백화점 손영식 대표가 1963년생이다. 김상현 대표는 롯데쇼핑을 이끄는 첫 외부출신 수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P&G, 홈플러스, DFI리테일그룹 등을 거치며 유통전문가로 유명한 그는 롯데쇼핑의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해 취임 후부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손영식 대표는 신세계디에프를 국내 3강 면세점으로 성장시키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2021년 10월 신세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명품 전문가로 유명한 손 대표는 신세계 대표로 복귀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2023년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해외여행이 점차 재개됨에 따라 국내 명품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신세계 성장세를 이어갈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LG 부회장은 지난해 말 LG그룹 인사에서 유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CEO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에 이어 ㈜LG COO 역할을 맡은 뒤 막중한 소임을 잘 소화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는 그는 COO로서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고 그룹 전체 경영을 총괄하는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도 1963년생 토끼띠다. 그의 진두지휘하에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매출 44조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사업의 활약이 컸다. 다만 올해 3월 30일 임기가 끝나는 만큼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를 가장 어렵게 보낸 사람 중 하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 먹통 사태로 기업 신뢰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지난해 10월 각자대표에서 단독 대표로 자리하게 됐다. 카카오페이지와 공동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 출시를 담당하며 미래사업 기반을 다진 그는 다시 한번 카카오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1963년생 토끼띠 경영인으로는 최준영 기아 국내생산담당 대표이사,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이 있다.

토끼띠 재계 원로들
토끼띠 재계 원로로는 1939년생 손경식 CJ 회장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있다.

손 회장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공식석상에 참석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기업가정신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재계 원로로서 의견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CJ그룹 글로벌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이 방한했을 때 직접 베트남 주석을 만나 현지 사업 강화와 협력 방안 등에 의견을 나눴다. 동남아시아 사업 거점으로 베트남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정 명예회장은 대외 활동이 많지 않다. 2006년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에서 ‘최고령 도전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열정적 의지를 가진 정 명예회장이지만 최근에는 아내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묵묵히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정은경, 홍지인 기자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산업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