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重, STX중공업 예비입찰 참여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진행한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한화그룹과 한국조선해양이 참여했다. 입찰 대상은 STX중공업 최대주주인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47.81%(1356만3000주)다. 양사는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측된다.두 사람이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명확하다. 2020년대 들어 수주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조선업계 경쟁력 강화가 큰 이유다.
우선 HD현대의 경우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급증하고 있는 선박 엔진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선박 엔진 수요 급증은 그룹 내 엔진기계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주)(대표이사 한영석, 이상균)의 올해 수주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0월 기준 현대중공업(주) 엔진기계 부문 누적 신규 수주는 32억5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9억4500만 달러) 대비 67.5% 급증했다. 연간 목표 수치를 169.9% 초과 달성한 상황이다. 저압 이중엔진연료(디젤·가스 등 복수 연료 활용 엔진, 이하 DF엔진) 등 해당 시장 선도를 노리는 HD현대가 선박용 디젤·DF엔진,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엔진 등에 강한 STX중공업을 품게 된다면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최근 자율운항 솔루션·AI(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을 조선업과 접목하고 있는 정기선 사장 입장에서도 친환경 및 다양한 엔진 개발 경쟁력이 높은 STX중공업 인수는 매우 효율적인 M&A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은 조선업계에 진출했다”며 “STX중공업 인수까지 이뤄진다면 한화그룹은 친환경 선박 건조에서 다양한 연료 엔진 개발까지 조선업계 수직 계열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현대重, M&A 역사 주목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사장이 연말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한화와 HD현대의 과거 M&A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특히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의 부친인 김승연닫기김승연광고보고 기사보기 한화그룹 회장 시절 굵직한 M&A를 성사시켜 눈길을 끈다. 1981년 29살의 젊은 나이에 고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를 이어 총수에 오른 김 회장은 약 40년의 경영 활동 속 과감한 M&A를 실시했다. 회장 취임 1년 만에 실시한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을 시작으로 정아그룹(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큐셀(현 한화큐셀),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현 한화테크윈 등) 등 케미칼·유통·방산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인수합병을 실시했다.
이런 DNA는 대를 이어갔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도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부친 DNA를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한화그룹을 방산업계의 시너지, 조선업 진출, STX 인수전 참여 등 M&A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HD현대도 만만치 않은 M&A 행보를 가지고 있다. HD현대는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한 이후 2002년 2월 현대그룹과 계열 분리해 탄생했다. 계열 분리 이후 최대주주도 현대상선에서 정기선 사장의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변경됐다. 이후 정 이사장 주도로 현대중공업은 눈에 띄는 M&A를 펼쳤다.
계열분리 첫해인 2002년 5월 삼호중공업(현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수했다. 이후 현대종합상사(2009년, 현 현대코퍼레이션 < 2016년 그룹 독립 >), 현대오일뱅크(2010년)을 M&A하면서 현재의 덩치를 키웠다.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사장 또한 현대중공업그룹 M&A 역사에서 족적을 남겼다. 정 사장은 그룹 미래위원회 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2021년 2월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매각 본계약 체결, 2021년 8월 그룹 편입)에 성공했다. 그는 재계 3~4세 격돌로 주목받았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허윤홍 GS건설 사장,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 등과의 경쟁해 최종 승자가 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3분기 2662억 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 현대건설기계(대표이사 최철곤)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해당 성과는 정기선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더욱 높였으며, 그는 올해 1월 CES 2022를 시작으로 그룹 총수로서의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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