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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증권·자산운용…'채린이' 개인 채권투자 활기·'스무살' ETF 성장시대 [2022 금융투자 10대 뉴스]

기사입력 : 2022-12-28 13:01

(최종수정 2022-12-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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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애태운 금투세 '2년 유예' 확정
레고랜드發 채권시장 들썩 증권사 위기감
'동학개미 선봉장들' 잇따른 씁쓸한 퇴장
소액주주 목소리 높인 행동주의펀드 약진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022년 금융투자업계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작년 호황기를 누렸던 증권사들은 올해 채권시장에 몰아친 한파에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며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동학개미' 멘토였던 가치투자 1세대 CEO(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해 상처를 남겼다.

금리 급등에 개인 투자자들의 소매 채권 리테일 투자가 대안으로 부각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 자본주의가 약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린이 빈자리 채운 '채린이'…소매 채권 전성시대
증시가 침체되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소매채권 투자 전성시대가 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1월 첫 날부터 연말 현재(12월 27일 기준) 개인 채권 순매수액은 20조485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연간액(4조5675억원) 대비 네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수익률 메리트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배경이 됐다. 갈 곳 잃은 '동학개미'들이 채권에 모여들었다.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채린이(채권+어린이)로 유입됐다.

모바일 투자 플랫폼을 통해 소액으로 시작하는 '손 안의 채권투자'가 부상했다. 증권사들은 '월이자지급식 채권' 등 차별화된 채권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대에 올려 인기몰이를 했다.

2023년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되더라도 높아진 금리 레벨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소매채권 투자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고랜드發 채권시장 강타…증권업계 부동산 PF 위기감 고조
하반기 최대 이슈는 채권시장 경색 '돈맥경화'가 꼽힌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고등이 켜지면서 이미 조달이 어려워지고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던 터였다. 여기에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사태가 둑을 무너뜨렸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50조원+알파(α)’의 대규모 자금시장 대책을 발표하고 한은도 추가 대책을 더하면서 급등했던 채권 금리도 안정화를 향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 회사채 금리가 내려가고, 단기자금시장 지표인 CP(기업어음) 금리까지 서서히 온기가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보증 규모가 큰 증권업계의 경우 유동성 위기설이 부각됐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차환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 ABC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이 가동됐다.

IPO 내리막길…'대어급' 상장철회 줄줄이
IR큐더스에 따르면, 2022년 신규 상장 기업(스팩·코넥스 상장 및 재상장 제외)은 73개사로 전년(94개사) 대비 2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년 대비 신규 상장 기업수는 줄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 흥행에 힘입어 공모액은 역대 2위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대거 증시에 입성했다.

반면 증시침체로 IPO시장도 하반기 들어 크게 위축됐다. 2022년 4분기 공모밴드 초과기업은 제로(0)였고, 수요예측 및 청약경쟁률은 한 자릿수가 속출했다.

대어(大魚)로 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아울러 성장성이 높은 주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한 후 단기간 내 '쪼개기 상장'하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주보호책이 강화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업무를 영위하기 위한 준비법인으로 넥스트레이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한정호 KB증권 상무,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안희준 성균관대 교수,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 사진제공= 금융투자협회(2022.11.10)이미지 확대보기
금융투자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업무를 영위하기 위한 준비법인으로 넥스트레이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한정호 KB증권 상무,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안희준 성균관대 교수,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 사진제공= 금융투자협회(2022.11.10)
대체거래소(ATS) 가시화…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 창립
'제2 한국거래소'가 될 대체거래소(ATS) 설립 추진이 가시권에 들어오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022년 11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인가설명회에서 "2023년 3월 말경 ATS 인가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2개 이내 인가 부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안착 상황을 보고 단계적으로 확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ATS 설립 근거가 마련된 이후 설립 인가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11월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대체거래소 설립 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Nextrade)'가 창립되기도 했다.

증권사 '영업익 1조 클럽' 대거 탈락…유동성 위기 '경고등'
2022년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 '가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전년(2021년)도 5곳에서 '제로(0)'를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많아도 미래에셋증권 유지, 메리츠증권 신규 등 1~2곳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누적 증권사(58사)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했다. 증시부진 및 부동산 경기악화 등으로 수탁수수료 및 IB부문 수수료 등이 감소한 타격이 컸다. 채권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유동성 위기가 부각된 4분기 실적을 더하더라도 우호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로 인해 증시 및 금융상품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증권업 시장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상황으로 이와 비례해 리스크 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대립각…애태운 금융투자소득세
여야 대립각을 세운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시행이 당초 내년에서 2년간 유예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국회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합의한 수정안으로 지난 12월 23일 열린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릴 경우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는 세제다.

개정안에서 금투세 도입을 오는 2025년 1월 1일까지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 기간 주식양도소득세는 현행대로 과세한다. 주식양도세 대상 대주주 기준 및 보유 금액은 10억원(또는 지분율 1~4%)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현재 0.23%를 2023년 0.20%, 2024년 0.18%, 2025년 0.15%로 낮추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신년이 코 앞에 닥친 가운데 지속됐던 세제 불확실성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아울러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점도 2년간 유예됐다. 현행법대로라면 내년부터 250만원(기본 공제금액)이 넘는 수익을 올린 가상자산 투자자는 20%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했지만, 이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후년까지 가상자산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이 되는 대주주 판정 때 가족 기타주주 합산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연내 완료하기로 했다. 이른바 '현대판 연좌제'로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대주주를 판정할 때 가족 등 기타주주 합산을 폐지하되, 최대주주의 경우에는 공정거래법령의 친족범위 변경에 맞추어 합리적 조정한다"고 밝혔다.
31일 여의도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2022 글로벌 ETP(상장지수상품) 콘퍼런스 서울'에서 ETF(상장지수펀드) 20년 축하 영상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2.10.31)이미지 확대보기
31일 여의도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2022 글로벌 ETP(상장지수상품) 콘퍼런스 서울'에서 ETF(상장지수펀드) 20년 축하 영상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2.10.31)
'스무살' ETF 순자산 80조원 돌파
20주년이 된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구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은 2002년 시장 개설 이래 2022년 11월 24일 기준 순자산 총액 80조원을 넘었다.

'만기 있는' 존속기한 있는 채권형 ETF, '한국판 싱글스탁 ETF' 신(新) 혼합형 ETF가 최초로 상장돼 상품 다양성을 넓히고, 각각 기관, 연금 투자자 수요를 겨냥했다.

2022년 설정·환매를 통해 연간 누적 자급유입 1위 종목은 금리 ETF인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3조1000억원) ETF로 집계됐다.

직접투자, 낮은 수수료 등으로 ETF 전성시대가 열리고, 자산운용사들도 공모펀드, 사모펀드보다 ETF에 집중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투자 선호가 이자, 배당 등 안정적 수입으로 옮겨감에 따라 운용사들의 월분배 상품 상장 및 기존 상품의 월분배 전환도 두드러졌다.

디폴트옵션·근퇴법 개정…퇴직연금 시장 대격변기 경쟁

생업에 바쁘고, 운용과 관리에 서툴고, 무관심한 가입자들의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워 더 잘 굴리기 위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본격 채비를 마쳤다.

올해 7월 시행된 사전지정운용제도는 확정기여(DC)형 혹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지시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022년 두 차례(10월, 12월) 진행된 디폴트옵션 상품 심의를 통해 총 259개 상품이 승인됐다. 39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318개 상품을 신청한데서 승인율은 81%를 기록했다. 정부는 금감원과 함께 신청된 상품에 대해 퇴직연금사업자 대상으로 대면 심의와 서면 심의를 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본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결과를 확정했다.

금투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사업자인 증권사가 점유율이 높은 은행, 보험사에 대항해 조직 개편, 신규 서비스 및 마케팅으로 신규 자금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실적배당형 디폴트옵션 코어(Core) 상품 TDF(타깃데이트펀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선택은 정기예금 금리가 4~5%대로 높아져 아무래도 초저위험 원리금보장 상품이나, TDF와 정기예금 등이 섞이게 되는 저위험 포트폴리오로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또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관련해서는 올해 4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근퇴법) 시행령 개정으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가 시행되고, DB형 운영 300인 이상 사업 사용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 및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작성이 의무화됐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경쟁이 뜨거워졌다.

'동학개미 선봉장' 강방천닫기강방천기사 모아보기·존 리 씁쓸한 퇴장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전도사였던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씁쓸한 퇴장을 했다.

금융감독당국 검사 과정에서 투자 관련 의혹이 불거진 여파다.

존 리 대표는 지난 6월 돌연 사표를 제출했고, 강방천 회장은 지난 7월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중적인 인기를 갖춘 대표 인사들이 줄줄이 퇴진하면서 충격도가 컸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지난 8월 임원 회의에서 "자산운용업은 시장 및 투자자 신뢰가 근간이 돼야 하는 산업"이라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듯 경영진 스스로 과거보다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온건한' 행동주의펀드 활약
배당 성향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행동주의펀드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철회를 이끌어냈다.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은 지분 상의 관계가 없는데 전 태광그룹 회장 개인이 흥국생명의 대주주라는 점 때문에 태광산업이 증자에 참여한다면 상장사인 태광산업 소액주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압박한 결과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지분 5.80%를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앞서 BYC에 대해서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목소리를 내왔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행동주의펀드로 약진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에스엠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어 관련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인세로 받아온 데 대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종료를 이끄는 성과를 냈다.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안다자산운용도 KT&G를 상대로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분할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강성부 펀드(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5.5% 확보하고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제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과거 '기업 사냥꾼' 이미지가 높았던 행동주의 펀드들과 달리 비교적 '온건한' 주주가치 제고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가치 제고 경험을 쌓을 때 해당 기업 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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