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말을 넘겨 연임 도전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다음달 중 손 회장의 연임 여부와 금융당국의 라임펀드 제재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박상용 이사를 비롯한 우리금융 사외이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 등이 참여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번 이사회에서 손 회장이 향후 거취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사외이사들 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손 회장의 입장 표명이나 거취 관련 논의가 따로 이뤄지진 않았다. 박 이사는 손 회장이 연임에 대한 의사를 이사회에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1월이 돼야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가동에 대해서도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금융위의 중징계 확정 이후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손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중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건 역시 소송으로 대응할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날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문책 경고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라임 사태 징계 외에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손 회장 연임에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지난달 10일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의 소송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금융권은 이를 손 회장의 연임에 대한 사실상 ‘경고성 발언’이라고 봤다.
박 이사는 손 회장 연임에 대한 논의가 미뤄진 이유론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복잡한 게 많고 그렇게 속전속결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올해 연말까지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이 손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선 “사외이사들끼리 논의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반반이다',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얘기들은 전부 사실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DLF 사태 관련 대법원 판결을 두고서는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1심 판결 나기 전부터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소송에 들어간 것”이라며 “법률 자문을 다 받은 결과 95% 이상 승소할 확률이 있다고 해서 소송했던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일단 손 회장의 결정을 기다려 주고 있는 분위기다. 손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에게 한 달가량 중징계 관련 대응 방안 등 거취를 결정할 숙고의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우리금융 회장을 선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가동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우리금융 정관상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주총 소집 공고는 통상 3월 초 이뤄진다. 내년 2월 초까지는 이사회가 손 회장 거취와 관련한 고민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역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로 제기하면 되는 만큼 내년 2월 9일까지는 대응 방안을 결정할 시간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손 회장의 결정과 우리금융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라임 사태 징계와 금융당국의 압박 외에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교체되고 있는 움직임도 손 회장 입장에선 부담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둔 회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8일 차기 회장 후보에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현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선정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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