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9%(900원) 내린 5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좀처럼 안정적으로 6만원대에 안착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지난 9일 6만400원까지 오르면서 4거래일 만에 6만원대로 갔지만,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 모두 4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지난 3분기 ‘어닝 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했다. 어닝 쇼크는 기업이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 줄어든 수준이다.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정치로는 △반도체(DS·Device Solutions) +2억원 △디스플레이 패널(DP‧Display Panel) +1조8000억원 △모바일 경험(MX‧Mobile Experience) +2조6000억원 △소비자 가전(CE‧Consumer Electronics) +5000원 등으로 추정했다.
어 투자분석가는 “가격은 D램(DRAM)과 낸드 플래시가 예상보다 각각 24.3% 급락하면서 반도체 실적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판매는 중저가 중심의 판매 둔화로 전 분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고,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전반적인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어규진 투자분석가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내림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메모리 투자 기조 유지는 올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 반등 시기에 삼성전자 점유율을 상승시키면서 경쟁사보다 가파른 실적 회복을 이끌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그는 “경쟁사들의 투자 축소와 감산으로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 3·4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 2024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단기적 수익을 위해 시설투자 비용(CAPEX·Capital Expenditures) 축소 또는 인위적인 감산을 시행하진 않을 거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전년도 대비 60.3% 감소한 1조65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둔화 우려 등 때문에 4분기 영업 적자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위민복 대신증권 투자분석가는 SK하이닉스 묙표가를 10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4.76% 낮췄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1조540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 8420억원 손실보다도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며 “2023년 연간 영업손실 역시 3조500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인 2조원 손실과 시장 전망치인 9057억원 손실보다 훨씬 손실 폭이 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SK하이닉스는 자금조달 우려와 중국 내 생산시설 위험성의 경우엔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10월부터 PC 디램이 두 달 연속 하락 폭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가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수요도 감소하면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급격한 수요 개선과 공급업체 재고 감소, 추가 투자 규모 축소, 디램 현물가 반등이 주가 상승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진행될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적인 투자 규모 축소 발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도 전 거래일 대비 0.67%(16.62포인트) 낮아진 2373.02에 장을 닫았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가들은 각각 5억원, 4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1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일하게 ‘상한가’를 기록한 국제약품(대표 남영우·남태훈·안재만)을 포함해 363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는 없었고, 486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84개 종목이 등락 없이 장을 끝냈다.
업종별로는 출판(+3.11%), 에너지 장비·서비스(+2.70%), 복합 유틸리티(+2.30%) 등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화장품(-3.13%), 건축 제품(-2.56%), 가정용 기기·용품(-2.53%) 등은 내림세를 걸었다.
화장품‧여행 등 리오프닝(Re-opening‧경기 재개) 관련 종목들이 떨어진 게 눈에 띈다. 지난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 정책을 완화한다는 소식에 상승했던 종목들이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중국에서 늘어나고, 코로나 공포에 중국 시민도 기대만큼 야외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낙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화장품 관련주에 속하는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안세홍‧이동순)과 클리오(대표 한현옥)는 각각 5.38%, 4.35% 폭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언급한 ‘삼성전자’ 하락과 함께 삼성전자 우선주 또한 전날 대비 0.73%(400원) 내린 5만4300원에 문 닫았다. 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2.52% △SK하이닉스 –0.49%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 -1.45% △네이버(NAVER·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1.03% △기아(대표 최준영·송호성) -0.15% 등도 파란불을 켰다.
반면, ▲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0.78%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0.16%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 +0.62% 등은 소폭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719.49) 대비 0.59%(4.27p) 낮아진 715.22로 끝냈다. 외국인이 122억원어치 물량을 던졌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67억원, 241억원어치를 받아냈다.
코스닥에선 ▲버킷스튜디오(대표 강지연) ▲디와이디(대표 정창래) ▲중앙디앤엠(대표 김영신) ▲원풍물산(대표 이원기‧이두식) ▲에이디칩스(대표 김미선) 등 5개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이를 비롯해 57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868개 종목이 내렸다. 보합 마감은 105개 종목이다.
시총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기)는 전 거래일보다 0.61%(400원) 내린 6만4800원에 마감했다. 이어서 △에코프로(대표 김병훈) -0.79%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 -0.91% △리노공업(대표 이채윤) -3.79% 등이 바닥을 향했다.
반면, 시총 규모 2위를 차지 중인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은 전 거래일 대비 0.40%(400원) 오른 10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아울러 ▲엘앤에프(대표 최수안) +1.66%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 +1.05% ▲펄어비스(대표 허진영) +3.70% ▲스튜디오드래곤(대표 김영규‧김제현) +6.98% 등도 웃을 수 있었다.
이날 HLB(대표 진양곤·김동건)는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보합 마감했다.
이날 하루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5조8222억5900만원, 코스닥 시장 4조713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거래량은 각각 4억9922만4000주, 9억6400만1000주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1.3원)보다 5.9원 오른 1307.2원에 종료했다.
시장은 한국 시각으로 13일 밤에 예정된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발표와 15일 새벽에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지표에 따라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CPI가 전년보다 7.3% 상승한다고 추정 중이다. 하지만, 행여나 예상치보다 높은 결과가 도출된다면 금리 인상을 코앞에 둔 연준의 선택은 강한 통화 긴축으로 ‘물가 잡기’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주가엔 악재다.
금리 인상이 결정되는 FOMC도 큰 관심사다. 최종 금리 수준을 어느 정도로 잡고 얼마나 길게 금리 인상을 끌고 갈지가 핵심이다. 금리 인상 폭 자체는 0.5%p만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으로 시장 예상만큼 가더라도 그다음 인상 행보가 생각보다 훨씬 길어진다는 발표가 나올 경우, 증시는 흔들릴 위험성이 커진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