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이 300억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는 8600명에 달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산 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예·적금 등 금융자산을 늘렸다.
전체 인구에서 한국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82%로 2020년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부자 수 증가 폭은 1년 전(10.9%)에 비해 줄었다. 연구소는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부자 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부자를 자산 규모별로 나눠보면 90.7%(38만5000명)가 '10억원∼100억원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에, 7.3%(3만1000명)가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300억원미만'인 '고자산가'에 해당됐다.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0%(8600명)였다.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7억9000만원으로 2020년 대비 1억3000만원 증가했다. 자산가가 1인당 평균 25억7000만원, 고자산가는 176억7000만원, 초고자산가는 1568억5000만원을 보유했다.
연구소는 “부자의 총자산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부동산가격 상승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증가하다 올해 들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 자산 79.5%, 금융자산 16.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2.4배에 수준이었다.
부자의 자산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컸다. 이어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냉각,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1.6%포인트)과 ‘예적금’(+1.4%포인트) 비중은 늘었고, ‘거주용 부동산’(-1.6%포인트)과 ‘주식·리츠·ETF’(-0.9%포인트), ‘보험’(-0.5%포인트) 비중은 줄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투자원금의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고,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추구형’과 ‘안정형’ 비중의 합은 지난해 46.6%에서 올해 50.6%로 4.0%포인트 증가했다.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률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중의 합은 같은 기간 27.5%에서 22.3%로 5.2%포인트 줄었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58.6%은 자신의 투자 지식수준이 대부분의 금융투자상품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의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53.5%인 반면 30억원이상 부자의 경우 67.9%로 14.4%포인트 높았다.
부자들에게 올해 투자 성과를 묻자 “수익이 발생했다”고 답한 비율은 17.0%로 2021년(42.0%)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답한 비율은 5.8%에서 18.8%로 급등했다.
금융자산이나 총자산이 적은 부자보다는 자산이 많은 부자가 수익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금융자산 규모별로 수익을 경험한 비율을 보면 50억원 이상 부자는 20.3%인 반면 30억원 미만 부자는 17.3%에 그쳤다.
총자산 규모별로는 100억원 이상 부자의 수익 경험 비율이 19.0%, 5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16.8%였다.
금융투자 상품별로 나눠보면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품은 ‘주식’(22.3%)과 ‘펀드’ (12.3%), ‘만기환급형 보험’(11.8%)의 순이었다.
주식의 경우 22.3%가 수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나 손실을 경험한 경우는 37.0%로 14.7%포인트 높았다. 펀드도 손실 경험 비율(19.0%)이 수익 경험 비율(12.3%)보다 6.7%포인트 많았다.
채권이나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에서는 수익 경험 비율이 손실 보다 각각 3.2%포인트, 8.0%포인트 높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