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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채권 선순위, 반도체株 주목…부동산 경매 노크” [WM100 웰스매니저 2023 재테크 전망]

기사입력 : 2022-11-28 00:00

(최종수정 2022-11-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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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채권>주식>금/달러’ 34%
증시 유망섹터 반도체 51.1% 꼽아

“예적금·채권 선순위, 반도체株 주목…부동산 경매 노크” [WM100 웰스매니저 2023 재테크 전망]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고액자산가 자산관리(WM)를 맡고 있는 금융권 PB(프라이빗뱅커)들의 50%는 2023년 주식시장 유망 섹터로 반도체 업종을 지목했다.

10명 중 3명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예·적금, 채권 등 금리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선순위로 둘 만하다고 권고했다.

반면 올해 가격이 많이 빠진 주식에도 여전히 관심을 보이며 위험자산 투자 역시 열어두는 모습을 나타냈다.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경매물건 정도를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한국금융신문 웰스매니지먼트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를 대표하는 웰스매니저 1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재테크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2년 11월 1일~11월 15일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총 10개 객관식 문항에 대해 익명으로 답변을 받았다. 응답률은 47%다.

투자할 만한 국가, 압도적 ‘미국’
먼저 재테크 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물가, 금리, 환율 등 주요 매크로(거시경제) 요인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1번 ‘글로벌 고물가 추세가 언제 꺾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웰스 매니저 응답자의 42.6%는 ‘2023년 2분기’를 전망했다. 이어 31.9%는 ‘2023년 1분기’를 물가 정점 통과(peak out) 시점으로 예측했다.

결국 WM 전문가 10명 중 대다수인 7명이 2023년 상반기에 물가가 꺾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타 답변에서는 ‘고물가는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물가가 변수가 아닌 상당 기간 지속될 상수로 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 연준(Fed)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2번 질문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통화정책 기조전환(피봇, Pivot) 시점과 최종금리 수준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에 대해서는 ‘2023년 1분기, 5%’라는 답변이 29.8%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4.75%’와 ‘2023년 2분기, 5%’를 지목한 의견도 각각 25.5%의 응답률로 근접 추격했다.

“예적금·채권 선순위, 반도체株 주목…부동산 경매 노크” [WM100 웰스매니저 2023 재테크 전망]이미지 확대보기
3-1번 질문인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에 대해서는 ‘상반기 침체 진입’ 의견이 절반에 가까운 46.8%를 차지해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어 ‘연착륙 후 단계 회복’(36.2%)이라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의견도 상당히 높았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 경기상황이 둔화되는 데는 투자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3-2번에서 글로벌 경제전망에 근거한 투자 유망 권역을 묻자 76.6%가 압도적으로 ‘미국’을 지목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미국을 ‘바로미터’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아시아(한국, 중국, 일본)’을 투자 유망 권역으로 꼽은 응답은 14.9%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외 권역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했다. 인도,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을 유망하게 보는 기타 의견들도 여럿 나왔다.

4번 ‘내년 원/달러 환율 최저치~최고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에 대해서는 ‘1260원~1470원대’를 지목하는 의견이 4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1300~1480원’과 ‘1340~1490원’을 전망하는 의견도 각각 19.1%씩 집계됐다. ‘1380~1500원’ 전망도 14.9%로 뒤를 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유례없는 강(强)달러 영향으로 1400원대로 치솟은 바 있으며, 최근 1300원대로 다소나마 진정됐으나 여전히 등락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도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1분기를 전후로 미국 달러가 완만한 하락 기조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하며, 원/달러 환율도 이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제시했다.

내년 전체적인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살얼음판’ 예상이 높은 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023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에서 “2023년은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의 후유증이 가시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파장으로 글로벌 불안정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일부 회복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으나, 통화긴축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악화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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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채권’ 전성시대 진행형
설문조사 8번 질문으로 ‘금융자산 별로 포트폴리오 배분을 한다면 내년 어떤 자산을 선순위로 하는 게 유효할 것으로 보십니까?(채권, 주식은 ETF 포함)’에서는 ‘예/적금>채권>주식>금/달러’(34%) 방식의 배분을 가장 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채권>예/적금>금/달러’(27.7%) 배분을 택하는 의견도 상당히 높았다. 자산배분 1순위로 꼽히는 자산으로서 안전자산인 예/적금, 그리고 위험자산인 주식이 함께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예/적금은 원금보장 안정성이 담보된 데다 통화정책 기조 전환 전까지는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편에서는 증시 하락장에 가격이 많이 떨어진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해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둘 만하다는 판단도 힘을 얻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 별 위험 성향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 수준이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액자산가 대상의 금융권 PB(프라이빗뱅커)들이 주목하는 금융자산 가운데 채권이 상위에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2022년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으로 국채, 회사채 등 소매(리테일) 채권 수익률 메리트가 어느 때보다 높아 그야말로 ‘채권 개미’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특히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되기 전까지 절세 매력이 있는 저쿠폰채를 앞 다퉈 사들이려는 투심이 몰려들기도 했다.

2023년에 금리인상 속도가 더뎌지더라도 그동안 올라온 고금리 레벨을 향유할 수 있는 채권 투자에 대해 웰스 매니저들도 중요하게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도 채권 부각을 전망하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금리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예상하나 이미 긴축 종료와 경기침체가 오랜 기간 반영돼 왔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는 속도는 기대보다 느릴 수 있다”며 “그래도 금리 상승 일변도였던 2022년에 비하면 어려움 속에 나타난 기회의 해가 될 것으로, 조금 느리지만 오랜 만에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복귀해 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통화긴축의 결과 물가는 정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 중으로, 다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 자체가 높아 2023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지속될 여지가 크다”며 “팬데믹 이후 유동성 확장 기조의 마무리로 채권시장 내 위험자산의 영역인 크레딧 채권은 시중금리의 안정 이후 2023년 2분기 전후 본격적인 안정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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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망 밴드 ‘2150~2550pt’ 제시
6번 질문에서 ‘2023년 국내/외 주식시장 최대 변수’에 대해 웰스 매니저 응답자의 34%는 경기상황을 지목했다. 근소한 차이로 기업실적(31.9%)이 뒤를 이었다.

미국 연준(Fed) 통화긴축 가속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경제 하방 압력 요소가 높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폭풍우를 넘어서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경제후퇴 속 물가상승)이 기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 코스피 전망(5번 질문)에 대해서는 ‘2150~2550pt(포인트)’를 택한 응답 비율이 3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2100~2500pt’가 27.7%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증권사들이 현재까지 내놓은 2023년 코스피 전망치 밴드(1900~2650pt)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1900~2600pt)이 가장 낮은 하단의 2022년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2000~2650pt)이 가장 높은 상단 전망치를 예측했다.

통상 새해 증시 전망치를 상대적으로 ‘장밋빛’으로 예상한다는 점에서 볼 때, 작년 대비해서 내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7번 질문인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을 유망 섹터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중복선택)의 경우 반도체 업종이 응답자의 51.1%인 절반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에너지(36.2%), IT(25.5%), 자동차(21.3%) 등 업종도 내년 유망 업종으로 보는 관측이 높았다.

증권가에서도 실제 내년 ‘반도체 겨울’이 다소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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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고 축적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즉각적인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로 대응하면서 재고 소진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은 2023년 2분기 저점을 찍고 2023년 3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 주목이 필요한 반도체 신기술은 3D NAND(낸드) 피처 스케일링, ALE(Atomic Layer Etching), ASD(Area Selective Deposition), 하이브리드 본딩, SiC, GaN, 건식 레지스트 등”이라고 말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3년 DRAM(디램) 시장은 상반기는 계절적 비성수기로 약세가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완연한 경기 회복에 따른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고 마무리된 재고 조정으로 보충 수요와 공급 제한 효과가 발현되며 2023년 3분기를 저점으로 수급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봤다.

반면 서 연구원은 “NAND(낸드) 시장은 하반기 완연한 경기 회복 및 계절적 수요, 후발업체들의 공급 조절에도 불구하고 선두업체의 점유율 확대 기조로 공급 과잉이 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 급감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2023년 2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으로, 급격한 메모리 가격 하락은 탑재량 증가를 유발하고 2023년 3분기 이후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제시했다. 어 연구원은 “반면 역대급 투자 축소 및 감산으로 공급은 감소 상황”이라며 “2023년 하반기 수급 개선에 따른 메모리 업황 반등이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부동산 ‘개점휴업’…신중론 우세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대부분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먹구름이 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에 따르면, 2023년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 기준 2.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은 2%, 지방은 3%씩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절대적 주택 가격 수준이 높은 데다 높은 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에 하방 압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제시했다.

이번 2023년 웰스 매니저 재테크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투자 유망한 부동산을 어떻게 보십니까?’(9번)라는 질문에 대해 ‘경매물건’을 지목한 응답률이 절반에 가까운 48.9%로 집계됐다. 통상 부동산 시장 불황 여파로 인해 강제 매각되는 물건들이 경매 시장에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두 번째로는 ‘재건축 아파트’(21.3%)를 살펴볼 만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예적금·채권 선순위, 반도체株 주목…부동산 경매 노크” [WM100 웰스매니저 2023 재테크 전망]이미지 확대보기
하지만 ‘부동산은 내년이 가장 심각하다’, ‘부동산은 다 안 좋다’, ‘유망 부동산은 없다’ 등 기타 의견에서 부동산 투자 타진을 제쳐두는 의견들이 다수 나온 게 특징적이다.

위축된 투심이 반영된 듯 ‘내년 부동산 투자에 나설 적정 시기를 어떻게 판단하십니까?’라는 10번 질문에 대해서도 ‘2023년 하반기’(40.4%)가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고, ‘2024년 하반기’(23.4%), ‘2024년 상반기’(21.3%) 순으로 집계됐다. 내년을 넘어 내후년을 기약하는 의견도 나온 셈이다.

기타의견 중에서는 ‘공급, 매수심리, 거래량 등을 봐야하지만, 서울은 바닥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부동산 시장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23년에 금리 정점을 맞이하더라도 예전처럼 금리가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임대수익보다 자본차익이 각광받았다면 이제는 뛴 새로운 금리 레벨에서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각종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정책 효과는 시차가 있으므로 새로운 금리 레벨에 적합한 자산가격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 더욱 가치를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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