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역대급 하락장’을 나타낸 2022년 부동산시장도 이제 마지막 한 달여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그간 저마다의 이유로 분양을 미뤄왔던 서울·수도권 대어급 단지들의 연내 분양도 예고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1월~12월 두 달여간 수도권에 쏟아지는 물량만 총 6만3873가구 규모로, 작년 동기간 2만2838가구보다 두 배가 넘는 물량 폭탄이 투하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2만2332가구(임대 포함 총가구 수)에 달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 규모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다. 전용면적 28~84㎡로 구성되며 수요가 많은 59㎡가 1488가구로 가장 물량이 많고, 84㎡는 1237가구가 공급된다.
이들 외에도 최근 정부의 대대적 규제해제 수혜를 입은 남양주·동탄·안양·인천 미추홀구 등에서도 연내 분양이 예고된 상태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해제가 무색한 금리인상 러시와 경제 침체로 인한 부동산 매매심리 위축이다. 미 연준이 4연속 금리 0.75%p 인상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상태에서, 한미 금리차가 1%p를 기록하며 자본유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24일 있을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매달 발표하는 분양예정물량 데이터에 따르면, 10월까지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30만7714가구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16만1655가구로 공급실적률은 약 52%에 그쳤다. 그간 분양에 나서려던 둔촌주공, 이문1구역, 이문3구역 등 ‘대어급’ 단지들이 정부의 부동산규제와 분양가 논란,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분쟁 등으로 줄줄이 분양을 미루며 표류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대어급 단지들이 분양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역대급 저금리 기조가 길게 이어지며 주식·가상화폐·부동산을 가리지 않고 모든 투자처가 활황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부동산은 하루가 멀다하고 급등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폭을 나타내는 등, 전국이 걷잡을 수 없는 ‘불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둔촌주공재건축은 HUG와의 분양가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며 오랜기간 진통을 겪었고, 이 와중에 시공사와의 공사비 증액 갈등까지 빚어지며 6개월간의 공사 중단 사태까지 겪었다. 이문1구역 등도 분양가 산정 문제로 분양이 연일 미뤄진 바 있다.
이들 단지들은 서울에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메리트로 분양흥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고금리가 고착화되는 한편 분양가보다 매매가격이 낮아지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며 예전처럼 고액의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청약을 받는 것은 당분간 어려워졌다.
최근 청약을 받은 중랑구의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의 84㎡A형은 9억1870만원으로, 평당 분양가를 환산하면 약 1100만원였다. 이는 10월 중랑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인 957만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해당 단지는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서울 단지임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지난 8월 청약에 나섰던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84㎡형의 경우도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비싸 청약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이제는 서울이나 수도권 단지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고, 작년과 같은 긴 기간의 저금리를 기대하기도 힘들어 당분간 작년같은 집값 폭등은 오기 힘들 것”이라며, “물론 집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지만, 작년처럼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식의 장사가 힘들어졌기 때문에 분양하는 입장에서도 ‘배짱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