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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맴도는 ‘세타2 엔진 유령’

기사입력 : 202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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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대형 충당금…영업익 급감
美시장서 ‘평생보증’으로 비용↑

▲ 세타2 엔진이 탑재된 현대차 LF쏘나타.이미지 확대보기
▲ 세타2 엔진이 탑재된 현대차 LF쏘나타.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은 이 위기를 잘 극복해나갔다. 그런데 과거 엔진 이슈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세타2 엔신’ 리스크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2분기와 비교하면 47.8%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65.6% 감소한 7682억원에 그쳤다.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개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판매량까지 증가했음에도 실적이 고꾸러진 이유가 뭘까. 세타2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품질 비용은 총 2조9000억원(현대차 1조3602억원, 기아 1조5442억원)에 달한다.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비용은 2015년부터 현대차·기아를 압박하고 있다.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2년 등 올해까지 8년간 6번이나 발생했다. 관련 비용도 800억원, 3800억원, 4600억원, 9000억원, 3조7000억원, 2조9000억원에 이른다.

세타2 엔진은 2004년 개발한 세타 엔진에서 출력과 연비를 개선한 엔진이다. 주로 2011~2018년 사이 생산된 현대차·기아 중형급 차량에 탑재됐다.

대표적 차량이 현대차 쏘나타·투싼·싼타페, 기아 K5·스포티지·쏘렌토 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판매량을 책임지는 핵심 모델이었다.

세타2 엔진에 대한 결함이 공식적으로 지적된 것은 2015년 미국에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세타2 엔진이 장착된 YF쏘나타 47만대에 대해 리콜 조치했다. 제작 결함으로 인해 엔진 내부에 발생한 금속 이물질로 엔진 떨림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듬해에는 엔진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고발자도 나왔다. 이를 토대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며 리콜 대상 차량이 늘고, 국내에서도 정부 조사와 함께 리콜이 시작됐다.

현대차·기아 맴도는 ‘세타2 엔진 유령’이미지 확대보기
사태가 커지자 현대차·기아는 2020년 세타2 엔진에 대한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리콜 차량에 적용하던 엔진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KSDS)을 세타2 엔진이 장착된 모든 차량으로 확대하고, 결함이 발견되면 평생 보증을 한다는 내용이다.

충당금 규모가 3조7000억원까지 뛴 것도 이 때문이다. 매년 같은 문제로 리콜이 반복되자 소비자는 물론 투자자로부터 신뢰도를 의심받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강수를 둔 것이다.

이 같이 지속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대규모 비용을 감내했음에도 올해 또 다시 3조원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평생보증 프로그램이 전례가 없다보니 비용을 예측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품질비용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에 대한 추가 비용이다. 2년 전 국내 자동차 운행 연수를 기준으로 비용을 냈는데, 미국 소비자 운행 연수가 이보다 길었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신차 공급이 늦어진 영향도 일부 있고,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향후 세타2 엔진과 관련해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평생보증 프로그램 가동 이후엔 정보를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 또 다시 발생한 충당금 충격에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진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가 충당금 이유가 소비패턴 데이터 부족이었는데 앞으로도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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