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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금투협 선거… 차기 협회장 해결 과제는?

기사입력 : 2022-10-24 00:00

(최종수정 2022-10-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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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파전… “자본시장 발전” 한목소리
업계 대변·투자자 보호 필요성 제기

다가온 금투협 선거… 차기 협회장 해결 과제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연말 치러질 예정인 차기 금투협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이들은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등 5명이다.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현 금융투자협회장까지 선거에 나오면 6파전이 만들어지는 게 맞지만,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가 나재철 회장 출마 시 본인은 출마를 하지 않겠단 뜻을 피력한 상태라 어떻게든 5파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치열해진 선거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차기 협회장이 해나가야 할 ‘과제’다. 최근 물가 고공행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만큼 금융 투자업계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고 모집까지 한 달여 남은 현 상황, 후보들도 어떤 현안을 어떻게 정책적으로 풀어갈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디폴트 옵션 3개월… “세심하게 다듬어야”


나재철 현 금투협회장이 다시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이룬 치적이다. 나 회장은 지난 2020년 제5대 금투협회장에 발탁돼 재임 기간 중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사전 지정 운용제도)을 도입하고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설립을 추진하는 등의 성과가 있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모두 해당 제도가 오래전부터 업계 관심사였던 만큼 해당 사안을 되돌리려는 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해당 제도 도입이 필요했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

다만, 세심하게 더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단 지적은 나온다. 특히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가 승인 상품 수를 소수로 제한하면서 규제가 과도하다거나 대형 자산운용사 상품으로만 쏠릴 수 있단 의견이 제기된다.

아울러 원리금 보장상품을 포함하고 정기 평가 기간을 3년으로 정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자산 배분 펀드 기능을 갖춘 펀드라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단기간 내 손실이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주기가 지나치게 길면 이러한 문제를 당장 파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디폴트 옵션 상품 중 하나인 생애 주기 펀드(TDF‧Target Date Fund)의 경우, 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이 대거 마이너스(-) 10% 아래로 고꾸라졌지만. 젊은 세대의 경우 위험자산 비중을 대폭 축소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자산 배분형 펀드로, 은퇴 시점까지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 비중은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개념이라 젊은 세대는 당장 증시 추락을 앞에 두고 다음 정기 평가를 기다려야만 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퇴직연금과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를 맡아온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디폴트 옵션이 현재 불완전한 상태로 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그는 “TDF의 경우, 안정형‧혼합형‧공격형으로 성격이 나눠지는데 젊은 세대가 공격형 투자를 위해 빈티지(Vintage·목표 은퇴 시점) 2050을 설정하면 그 뒤에도 계속 공격형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러한 구조를 투자자와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조직 개편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후보도 있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될 시 ‘미래 혁신금융개발위원회’를 신설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시장경제, 디지털 경제, 신(新) 금융 서비스 및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로봇+투자 전문가)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등에 높은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구축하려는 행보다.

회원사 정책 참여 전담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다. 구 전 대표는 “신탁 운용 자율성 추가 확대, 사모펀드 규제 완화, 부동산 신탁 규제 완화 등 금융 투자업계 의견을 상시적으로 수용하고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을 개발할 전담 조직을 구성해 구체적인 업계 이익을 창출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금융 투자 소득세 도입도 해결 과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금융 투자 소득세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가 2년 유예를 결정한 상태다.

“사모펀드 사태로 추락한 신뢰 되찾아야”


후보자들 모두 ‘신뢰’를 중요시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증권업계를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에 있어 반성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지난달 7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출마를 선언하면서 “투자자 보호 문제는 사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를 조화롭게 풀어나갈 ‘지혜’를 강조했다. 전 전 대표는 “금융업이 규제산업이다 보니 당국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측면이 강했을 것이고, 업계는 완화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을 것인데 이렇게 상충하는 부분을 정책당국과 잘 조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11일 출마를 공식화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좀 더 강하게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그는 “전 국민 투자 시대가 된 지금, 업계가 ‘투자자 신뢰’를 중요시하지 않았기에 라임 옵티머스 같은 금융 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수많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 속 지금까지 금융 투자업계가 얼마나 ‘투자자’ 중심으로 걸어왔는지 반성해 보고 투자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는 투명하게 운용하고 증권사는 불완전 판매가 없도록 해야 하는 동시에 업계가 생애 주기에 맞게 투자자들의 자산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약간 생각이 다르다. 투자자 보호 필요성엔 동의하지만 자칫하면 자본시장 발전이 더뎌질 수 있기에 규제를 어느 정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가 라임, 옵티머스, DLF(Derivative Linked Fund·파생 결합 펀드) 사태 이후 과도하게 투자자 보호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이것은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많은 금융 투자자들의 이해에 오히려 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위험이란 부분에 있어서도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는 ‘Danger’은 피해야 하지만, ‘Risk’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그에 비례하는 수익(Return)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위험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기에 최고의 소비자 보호는 ‘자산 배분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연임 도전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는 나재철 현 금투협회장에겐 ‘투자자 보호’ 문제가 뼈아픈 대목으로 다가온다. 대신증권 사장 시절에 터진 라임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나 회장이 사장으로 있던 시절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 중 한 곳이었다. 사태가 처음 불거진 2019년 7월 말 기준으로 전체 5조7000억원가량 판매된 라임 펀드 중 1조1700억원 정도가 나 회장 재임 때 이뤄졌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20년 11월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직무 정지 중징계’ 처분을 받았는데, 아직 최종 결론이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한편 금투협회장 선거는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 선거 공고 → 서류 마감 → 면접 심사 → 후보 선출’ 순으로 진행된다. 구체적 일정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달 초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를 추천받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후보가 2~3명으로 압축되며 선거는 회원사 대상 전자 투표로 치러진다. 후보가 되면 약 한 달 반가량 선거운동을 펼친다. 본 선거는 12월 넷째 주쯤 진행될 예정이다. 정회원사에 해당하는 전체 의결권 보유자 과반이 투표에 참석해 총회를 여는데, 여기서 과반 득표를 얻으면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될 수 있다. 차기 금투협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 말까지로, 3년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정회원사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308곳 ▲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 등 385곳이다. 전체 임직원 수는 △증권사 3만8817명 △자산운용사 1만2081명 △신탁사 2917명 △선물사 371명 등 5만4186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과 위기 대처 능력, 비전(Vision‧지향점) 제시 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역량이 더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후보 물망에 오르는 분들 모두 장점도 있고 매력도 있는 분들”이라며 “업계에서 성과를 이루고 신망을 받는 만큼 어떤 판에서든 좋은 정책으로 선거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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