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예보 사장 자리는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 전 사장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8월부터 공석 상태다. 이후 예보는 지난달 신임 사장 후보자 지원서 접수를 했다. 현재 유재훈 전 예탁원 사장 등 4명의 후보가 금융위원회에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유 전 예탁원 사장의 과거 행보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는 거세다.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재훈 예보 사장 후보자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3년 예탁원 사장 재직 당시 37명의 직원을 이유 없이 강등 조치를 했고, 예탁원은 대법원으로부터 이들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확정 판결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차용 예보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예탁원 시절 내용은 제가 답하기 어렵다”며 회피했다.
이후 강등 처분을 당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17년 예탁원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예탁원은 부당 강등 조치를 내린 직원들에게 총 배상금 5억원을 지급해야 했다. 이 문제는 2020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 도마 위에도 올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탁원은 5억원의 손해를 끼친 유 전 사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보 노동조합은 유 전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예보 지부는 ‘예보 낙하산 사장 임명 시도 즉각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유 전 사장은 범법행위로 법원이 예탁원에 부과한 손실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 악성 채무자”라며 “공공기관 임원은 자율과 책임, 윤리경영에 적합한 자여야 한다. 예보 사장 후보 지원 의사를 자진 철회하라”고 밝혔다.
예보 사장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리는 절차에 대해서도 잡음이 들리고 있다. 민병덕 의원은 “임추위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예보가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해 새 임추위를 만들지 않고 지난 5월 구성했던 임추위를 그대로 썼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예보 내규에 따르면 임추위는 임원추천이 필요할 때마다 새로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예보는 기존 비상임이사 임추위와 동일한 위원으로 사장 임추위를 실시했다. 규정상 동일한 위원으로 임추위를 운영할 수는 있다. 이 경우에는 결원 발생이 여러 명이고 발생 예정 시기가 최초 결원 발생 예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집중돼야 한다.
예보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차용 부사장은 “사장 사임 이후 신속한 절차를 위해 내규 및 이사회 결정을 통해 그렇게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새 임추위 구성을 위해 필요시 법원 앞으로 ‘사장 후보추천을 위한 임추위 결정 무효 확인 신청’ 및 ‘사장 후보 효력 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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