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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공사도 멈출 판”…건설업계 이중고, PF대출 금리 뛰고 분양도 부진

기사입력 : 2022-10-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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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물량, 예정치의 절반 수준 그쳐…분양 부진에 부실 우려까지↑
HUG, 표준PF 보증 요건 완화 등 대응책 마련 고심

2022년 8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 추이 / 자료=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8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 추이 / 자료=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한국은행이 10년 만의 기준금리 3% 시대를 열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금리가 낮으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비롯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PF대출 금리도 예년보다 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도 커졌고, PF만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다보니 수요자들을 찾기도 쉽지 않아 분양시장마저 경색됐다.

높은 신용등급이나 비축해둔 원자재 등이 있는 대형사들은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에는 삼중고로 인해 생존마저 걱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 대출금리 뛰니 미분양도 껑충, PF대출 상환 부실 우려↑

PF대출이란 은행 등 대출기관이 특정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돈을 빌리는 주체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더 주목하는 대출로, 주로 건설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에 주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수익을 내서 대출을 상환하고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부동산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PF대출에 문제가 없지만, 올해처럼 분양이 어렵고 부동산이 얼어붙은 시기에는 PF대출의 부실 위기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3만2722채로, 전월 대비 1438채(4.6%) 증가했다. 지난해 말(1만7710채)과 비교하면 1만5012채(85.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증가세가 가팔랐다. 그간 지방 중소도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규모 미분양이 점차 수도권까지 옥죄어오는 모양새다.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말 1509채에서 8월 5012채로 8개월 사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방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아, 같은 기간 1만6201채에서 2만7710채로 1만 채 넘게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서울이 188채로 전월 대비 24.5% 증가했다. 수도권도 1042채로 2.5% 늘었다. 다만 전국은 7300채로 전월보다 0.8% 줄었다.

PF대출 금리 자체도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PF대출은 대주단이 구성돼 이뤄지는데, 선순위는 보험사·캐피탈사, 후순위는 증권사·저축은행·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기준 선순위는 약 5~7%가량의 금리를 적용받고, 후순위가 10%대 중후반에서 금리가 형성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는 기준금리가 거듭 뛰면서 선순위가 10%대, 후순위는 20%대까지 나타날 정도로 금리 압박이 강해졌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지난 6일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외환시장 변동이 커졌을 때 해외투자에 있어서 비용증가에 따른 유동성 증가 위험이 있다"라며 "PF대출 비중도 2015년, 2021년 비교했을 때 해외대체투자 수요가 국내 대체투자로 상당 부분이 부동산PF로 채워져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올해 1~9월 예상 분양물량 및 실제 분양물량, 공급실적률 추이 / 자료제공=직방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9월 예상 분양물량 및 실제 분양물량, 공급실적률 추이 / 자료제공=직방


◇ “있던 공사도 멈출 지경”…올해 분양실적 예정물량 절반 수준 그쳐

당초 올해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던 아파트는 9월까지 누적 26만여가구에 달했지만, 이 중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물량은 절반인 13만 가구 수준에 불과했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 등의 요인으로 건설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매달 발표하는 분양예정물량 데이터에 따르면, 9월까지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26만180가구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13만2962가구로 공급실적률은 약 51%에 그쳤다.

특히 9월은 월간 4만79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정됐으나, 실제 분양에 나선 물량은 1만3357가구에 그쳤다. 공급실적률은 33%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4월에 기록된 41%로, 2만3446가구가 예정됐으나 9512가구만이 실제 분양에 나섰다. 이는 올해 가장 적은 월간 분양물량 수치기도 하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요새는 하려던 공사도 멈추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그렇다고 공사를 아예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모습. / 사진제공=HUG이미지 확대보기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모습. / 사진제공=HUG


◇ PF대출 위기대응 나선 정부, HUG 표준PF 보증요건 완화

건설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개발사업의 어려움이 커짐에 따라 저축은행, 여전, 증권 업권 대상으로 부동산 PF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금융회사들은 최근 시장여건 악화 등에 따른 부동산PF의 부실발생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감원은 "어려운 시기 금융회사들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경제 부문부문의 적재적소에 자금을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금융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정상적인 PF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출이 원활하게 취급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주문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중소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PF보증의 시공자 요건을 현행 시공능력평가순위(토목건축기준)를 500위 이내에서 700위 이내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번 보증요건 완화를 통해 중소건설사들은 HUG의 ‘표준PF’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저렴한 금융비용으로 사업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표준PF‘란 PF대출 조건을 표준화·최적화하여 저렴한 대출금리, 금융기관 수수료 면제 등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HUG는 지난 6월 주관금융기관 재선정을 통하여 사업자들이 CD(3개월물)+1.50% 수준의 저렴한 금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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