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 석유화학 부문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한화솔루션 케미컬 부문 원재료인 에틸렌의 경우 올 상반기 톤당 1153달러로 지난 2020년 753달러 대비 53%나 급등했다.
한화솔루션 측은 “상반기 고유가로 원재료 가격이 올랐고 일부 제품은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했다”며 “원자재 상승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마진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미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공급망 경색,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금리 인상, 전력난 등으로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며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 등이 하반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며, 한화솔루션 수익성은 양호하겠지만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텍사스주에 9GW 규모 태양광 생산 공장 신설도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는 태양광·풍력·방산·우주항공·석유화학 등 전 사업에 걸쳐 총 37조6000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화그룹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를 집행 중”이라며 “그동안 실적을 이끌던 석유화학부문 수익성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규 투자는 재무 부담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방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시켜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꿈꾼다. 오는 11월 1일 ㈜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개 회사에 흩어졌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다, 사업 재편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K9 자주포, K10탄약보급장갑차와 함께 차세대 대전차 솔루션과 UAM(도심항공교통) 등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는 육상 살상무기에 이어 AI(인공지능)·스텔스 등 미래 전투기술 육성에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재호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 2실장은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 계열사를 인수한 후 최근 한화그룹 방산부문 수익이 늘고 있다”며 “글로벌 방산 시장 위상 제고와 우주항공 부문까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등 미래 사업은 한화솔루션과 ㈜한화 중심으로 체계화한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방산 부문을 건네고 한화정밀기계,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한다. 한화정밀기계 합병으로 친환경·반도체 공정 정비 전문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추후 친환경 에너지 소재 투자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2분기 352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 1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맞춘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등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에 긍정적 요인이 많다.
여기에 현재 독자 개발 중인 수전해(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방법)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수소에너지 또한 한화솔루션의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사업 재편은 그룹 내 주력 사업 시너지 강화라는 측면과 함께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지주사 리스크’ 해소와 안정적 경영 승계 토대 마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함으로써 지주사 전환 리스크를 해소했다. 내년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한화와 한화건설이 갖고 있는 한화생명 자본총계가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한화건설이 한화생명의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한화생명을 원가법으로 처리하므로 지주비율이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한화건설을 합병하면 한화생명을 원가법으로 처리해 지주사 전환을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IFRS17 도입 전에 한화건설을 흡수 합병해 이를 방지한 셈이다.
지주사 전환 리스크 해소뿐만 아니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 포석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화생명 지분을 ㈜한화로 단일화해 지배구조를 간단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향후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 등 삼형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화에너지(김동관 50%, 김동원·김동선 각각 25%)를 활용하면 향후 안정적 승계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형제가 보유한 ㈜한화 총 지분은 7.78%(보통주 기준)에 불과하다.
김동관 부회장이 4.44%,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가 각각 1.67%씩을 갖고 있다. ㈜한화 최대 주주인 김승연 회장(22.65%) 지분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하다. 그러나 한화에너지를 활용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11월 사업 재편을 기점으로 ‘김동관 부회장 → ㈜한화 → 그룹 계열사’ 형태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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