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사업구조
현대중공업그룹 주요 사업인 조선·정유·건설기계 모두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 IMO(국제해사기구) 친환경 규제 등으로 신규 수주 확대와 같은 성과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에 따른 손실 발생으로 자칫 실적이 둔화하거나 적자가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신규 수주가 지난해에 이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6월 누적 수주 규모는 127억8900만 달러, 124척에 달한다. 수주 금액은 6개월만에 연간 목표의 89.2%를 달성할 정도다. 컨테이너선과 LNGC(액화천연가스 운반선)가 주도했다. 총 124척 중 63.7%인 79척이 컨테이너선이었다.
LNGC도 23척으로 전체 수주의 18.6%를 차지했다. 신규 수주 호조가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실적 개선 속도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그룹 건설기계 부문인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현대건설기계가 상반기 834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191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3%, 12.6% 감소했다. 주된 이유는 ‘중국’이다.
특히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상반기 중국 지역 건설기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2% 급감하는 등 대외적 요인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기계·현대두산인프라코어 지주사인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중국 시장 위축과 6월 말 기상 악화에 따른 수출 지체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이 하락했다”며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월부터 시작된 고유가로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친환경·신흥시장 개척에 사활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첨단 기술과 신흥 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한국조선해양은 IMO 탄소배출 규제 강화를 계기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LNG연료탱크 용접 기술, 친환경 연료 추진·운반 기술,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설계 기술 등 친환경 선박 관련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조선업체들과 함께 올 상반기 글로벌 LNGC 발주량(89척)의 71%(63척)을 수주하는 등 압도적 기술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2019년부터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 대외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관리위원회를 운영 중”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 및 자율운항 기술 경쟁력으로 악재를 넘어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뉴인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을 북미·유럽 등을 비롯한 선진시장과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 공략으로 타개할 방침이다.
실제 2분기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 매출이 부진했지만 신흥시장과 국내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 북미와 유럽 시장 매출 또한 전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다.
현대건설기계 2분기 지역 매출도 유럽 시장 1248억 원, 북미 시장 15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3%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선보인 친환경 제품인 ‘A시리즈’도 건설기계 사업 영토 다각화에 힘을 보탠다. 친환경 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북미와 유럽 맞춤 상품이라는 얘기다.
조선·건설기계 외에 로봇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의 또 다른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을 앞세워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주력 타깃 제품은 의료로봇과 방역 로봇으로 일반 소비자들과 친숙한 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방역·의료 로봇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히 다가가 제품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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