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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문틀 없으면 컬리 매장인지도 몰랐다

기사입력 : 2022-09-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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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길 오프라인매장 낸 컬리
‘미식 체험’으로 미래 고객 확보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성수동에 위치한 오프컬리 외부 전경./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성수동에 위치한 오프컬리 외부 전경./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평소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자주 이용했는데, 오프라인 매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어요. 컬리 매장이라기보다 성수동에 있는 예쁜 식료품 가게에 온 것 같아요.”
(27세, 서울 신촌 거주 여성)

이커머스 대표 주자 컬리(대표 김슬아)가 MZ세대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서울 성수동 서울숲길에 체험형 문화 공간 ‘오프컬리’를 오픈했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오프컬리는 번화가 중심지 쪽이 아닌 주택가들이 밀집된 공간에 위치해 있다.

오프컬리는 전체 공간 크기 195㎡(약 59평) 저층부 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다. 외부 장식을 화려하게 하지 않아 언뜻 보기에는 세련된 주택 또는 작은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오프컬리 1층 입구 철문이 컬리 상징 색깔인 보라색으로 색칠되어 있다./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오프컬리 1층 입구 철문이 컬리 상징 색깔인 보라색으로 색칠되어 있다./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오프컬리는 컬리가 운영하는 매장이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창문에 작게 붙어있는 ‘OFF KURLY’라는 하얀 글씨나 입구에 들어설 때 보이는 보라색 문틀이 없다면 컬리 매장이라는 것도 모를 정도다.

마켓컬리가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다고 했을 때 일각에서는 보랏빛으로 물든 오프라인 마켓 매장을 상상했다. 매장 곳곳을 마켓컬리 상징 색깔인 보라색으로 장식하고 컬리 제품을 오프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형태 말이다. 실제 대다수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낼 때 이와 같은 형식을 선택한다.
오프컬리에 방문하면 제공되는 안내서와 기념품./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오프컬리에 방문하면 제공되는 안내서와 기념품./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하지만 컬리 선택은 달랐다. ‘오프컬리’는 체험형 매장이다. 그동안 마켓컬리는 상품뿐만 아니라 상품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과 콘텐츠를 소개하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온라인 장보기 경험을 제공해 왔다. 컬리는 이런 특징을 오프라인으로 옮겨 소비자 경험을 더욱 확장 시키고자 했다.

오프컬리는 기간 별로 테마를 정해 1층에서는 테마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2,3층에서는 미식과 인문학, 예술 콘텐츠 등을 선보이는 도슨트(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오프컬리는 첫번째 테마 ‘지중해 겟어웨이’에 맞춰 내부를 장식해뒀다./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오프컬리는 첫번째 테마 ‘지중해 겟어웨이’에 맞춰 내부를 장식해뒀다./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첫 번째 테마는 ‘지중해 겟어웨이’다. 컬리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중해에서 영감을 얻은 콘텐츠를 담았다. 1층에서는 테마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굿즈와 더불어 컬리가 직접 공수한 지중해산 올리브 오일과 와인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2,3층에서는 주제에 맞춰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을 비롯해 일상에서 올리브 오일을 다채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전문가에게 배우는 클래스형 도슨트 프로그램을 예약제로 운영한다.
오프컬리 1층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들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오프컬리 1층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들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가 가능한 오프컬리 도슨트 프로그램은 오픈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얻었다. 컬리에 따르면 9월 도슨트 프로그램은 예약 오픈 30분 만에 모든 회차가 마감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렇다면 컬리가 2014년 설립 후 8년 만에 선보인 매장에서 기업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식에 대한 관심 확대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오프컬리를 통해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식재료에 관한 스토리를 듣고 미식 경험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으면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컬리에서는 다양한 식재료와 상품들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 사진 촬영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오프컬리에서는 다양한 식재료와 상품들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 사진 촬영 = 홍지인 기자
오프컬리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수단을 통해 마켓컬리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음식에 대한 흥미를 높여 자연스럽게 식료품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들을 미래 컬리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 트렌드를 만들고 파이를 키워 미래 고객을 만드는 마케팅 방식은 해외에서는 이미 진작부터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요즘 MZ세대들은 직접적이고 노골적 홍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는다”며 “대신 브랜드 경험을 통해 기업에 대한 호감과 관련 분야에 관심을 키워 미래 고객으로 유도하는 것이 복합적으로 더 나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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