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다음달 초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SI 펀드인 ‘NH디지털 얼라이언스 펀드’(가칭) 1호를 설립한다.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펀드를 최근 규제혁신 정책과 금융산업·기술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10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추가 결성할 예정이다.
손병환닫기손병환기사 모아보기 농협금융 회장은 “플랫폼 생태계는 개방과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한다”며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이미 그룹사 공동 출자를 통해 조성한 디지털 SI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최근 벤처캐피털(VC) 시장의 건별 투자액을 고려해 투자 영역별로 초기뿐 아니라 중기, 후기 시리즈 규모의 투자까지 가능하도록 300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유망 벤처·스타트업과 예비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디지털 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포티투닷’(투자 금액 300억원),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 운영사 ‘인성데이터’(450억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300억원),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300억원), 인테리어·리모델링 전문 프롭테크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100억원) 등이다. 펀드 설정액 대비 투자 집행률은 78.7%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올해 5월 1호 펀드에 이어 30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도 3000억원 규모로 만들었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웹 3.0, 메타버스 등 유망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SI 펀드를 ▲미래 시장 선점 ▲비금융 플랫폼 연계를 통한 그룹 T&T(Traffic & Transaction) 확대 ▲그룹사 핵심 디지털 사업 활성화 등 세 가지 전략적 목표를 두고 운용하고 있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비금융 컨텐츠·플랫폼 등의 분야에서 디지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업을 통해 금융·비금융 연계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도 주력한다.
KB금융도 지난해 말 혁신 기술·디지털 플랫폼 기업 투자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SI 펀드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올해 해당 펀드를 통해 비금융 플랫폼과 블록체인·NFT 관련 기업 등 3곳에 총 250억원 투자를 완료했다. 계열사와 피투자 기업이 NFT 관련 사업과 비금융 플랫폼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는 KB국민은행·KB손해보험·KB국민카드·푸르덴셜생명·KB캐피탈·KB생명보험 등 6개 계열사가 LP로 참여했고, KB증권·KB인베스트먼트가 공동 GP를 맡고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KB금융과 전략적 협업이 가능한 디지털·플랫폼 기업과 금융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기업 등이다. 크게 플랫폼(이커머스 등), 메타버스 및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핀테크(페이먼트·인슈어테크·NFT 등), AI 및 빅데이터 등으로 분류된다.
KB금융 산하 핀테크랩인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의 핀테크맵(KB스타터스 포함), SME 사업 관련 협업 가능 기업, 각 계열사 디지털 플랫폼 관련 추천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우선 검토한다.
KB증권의 IB 네트워크와 KB인베스트먼트의 딜소싱 역량을 활용해 GP가 투자기업을 자체 발굴하거나 LP인 각 계열사가 제휴 사업이 가능한 분야별 탑 티어(Top Tier) 기업을 선별·추천하는 방식으로 딜소싱이 이뤄진다.
KB금융은 이 펀드를 통해 유망 플랫폼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 모델을 선점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외부 플랫폼 연계를 통한 신규고객 유입과 다양한 데이터 확보 기반 강화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 5월 혁신기술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SI 펀드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설립했다. LP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이고, GP는 하나벤처스와 하나증권이다.
펀드 주요 투자 대상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AI, 빅데이터, 프롭테크(Prop-Tech), 모빌리티, 인슈어테크, 헬스케어 등 혁신기술 분야의 국내외 유망 기업이다.
하나금융은 피투자 기업과 그룹 주요 관계사 간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해 유망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관계사들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혁신기업들을 지속 발굴해 동반성장을 위한 개방형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퍼스트’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역시 주요 그룹사 출자를 통한 2000억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CVC 펀드를 통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지분투자, 합작법인(JV) 등 네트워크 기반의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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