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는 건설현장 폭염대책을 기본으로 화장실, 휴게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 문제를 지적하며 26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노동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대상으로 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8일까지 자체적으로 조사한 폭염기 수도권 LH 편의시설 실태 조사를 근거로 한 현장당 평균 172명이 세면장 1.7개, 화장실 2.5개, 휴게실 2.5개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건설노동자들이 폭염기에 실제로 햇빛을 피해 쉬거나 원활하게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밝혔다.
특히 지난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휴게실, 샤워실 등을 규율하도록 하고, 현장 근로자 수에 따른 설치 규모를 포함한 각 편의시설 세부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날 재차 진정을 제출한 것이다.
그는 “골조공사가 진행될 때는 건설현장에 아무것도 없다. 많게는 3000명 씩 일하는 건설현장에 화장실이라고는 고작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3000명이 일을 하는데 고작 30명도 일을 해결하지 못하는 화장실을 만들어놓고 건설노동자들이 더럽게, 그리고 아무데나 용변을 본다고 비난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현실을 말했다.
이어 초고층화되어 가는 건설현장에서 100층 높이에서 작업하는 건설노동자들은 햇빛을 가릴 가림막조차 없는 현실을 말하면서 “화장실을 가려면 30분이 넘게 걸린다. 어떤 건설자본들도 건설노동자들이 작업 중 화장실 다녀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농땡이친다고 한다. 그래서 참다참다 도저히 안되면 공사 중인 건물 내부에서 용변을 보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허 사무처장은 “무더위로 사망한 건설노동자들 개인이 그냥 더위먹고 사망한 것이 아니다. 현장 조건이 그렇게 만든 것이고, 현장의 책임자들이 노동자를 폭염으로 내몬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요구해도 누구도 건설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현실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건설현장의 편의시설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건설노동자로 청년건설노동자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김산 형틀목수는 “건설현장 편의시설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건설현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현장 작업 구간에 합판을 깔고 휴식을 취하거나, 시스템비계 위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폭염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건설현장은 언제나 휴식공간이 부족함을 이야기했다.
건설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고용노동부와 LH를 상대로 “툭하면 점검한다고 하면서 왜 폭염기 건설현장 편의시설 법제화는 하지 않는가. 여기저기 폭염기 옥외작업 가이즈 홍보를 하면서 실제 현장이 어떤지는 대체 왜 모르는가”, “건설노동자의 생계와 삶이 걸린 기본적인 편의시설 문제들을 해결하는 건 공공발주처 LH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가 해야 할 기본적인 최소한의 역할”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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