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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만 이어진 상반기 분양시장, 금리압박에 하반기에도 분양가뭄 우려

기사입력 : 2022-07-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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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대출규제에 예정물량 대비 실제 분양물량 큰 폭 감소
분상제 개편 등 규제완화책 폈지만 분양시장 전망은 악화 일로

희망고문만 이어진 상반기 분양시장, 금리압박에 하반기에도 분양가뭄 우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상반기 분양시장은 대통령선거 및 지방총선거, 그리고 선거 이후 이어진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기대감 등이 겹치며 지난해보다 더한 ‘분양가뭄’이 펼쳐졌다.

규제가 완화되면 분양가가 뛸 것이라고 기대한 일부 단지들이 분양 연기에 나서며 안 그래도 줄어든 물량이 더욱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및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편이 이뤄지는 하반기에는 이런 답답한 흐름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부 나왔지만, 이번에는 ‘금리인상’이 발목을 잡았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수요층들의 주택 구매력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예상 분양물량 및 실제 분양물량 추이 / 자료=직방이미지 확대보기
상반기 예상 분양물량 및 실제 분양물량 추이 / 자료=직방


◇ “대선 끝나면”, “총선 끝나면”, “분상제 개편되면”…희망고문만 계속된 상반기 분양시장

올해 초 부동산업계가 추산한 상반기 민간 분양예정 물량은 총 21만2019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상반기까지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약 15만1511가구 규모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나마 사전청약 물량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만으로 범위를 좁히면 5만여가구로 이보다 훨씬 못 미친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의 분양물량 추산도 이와 비슷했다. 직방이 추산한 상반기 예정 분양물량은 총 15만5647가구 규모였으나, 실제 분양까지 이어진 것은 8만6133가구로 전체의 약 55%, 절반을 약간 넘긴 수치에 불과했다. 특히 4월의 경우 2만3446가구의 예정 물량 중 9512가구만이 분양으로 이어지며 41%로 가장 낮은 분양실적률을 기록했다.

연초 부동산업계는 부진한 1~2월 분양 물량을 두고 ‘3월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물량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선 이후에도 좀처럼 분양 물꼬는 터지지 않았다.

그러자 부동산업계는 이번에는 ‘지방선거일인 6월 1일 이후 분양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눈에 띄게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일은 없었다.

부동산업계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을 약속한 6월 24일 이후에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일반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7월 중순 현재 아직까지도 분양시장은 답답한 흐름만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7~8월이 분양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분양가뭄 지속은 다소 이례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첫째 주에는 ‘파주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 2차’를 비롯해 전국 2곳에서 1만1818가구의 청약이 쏟아졌다. 7월 둘째 주에도 전국 15곳 8359가구가 예비 청약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올해 7월 첫째 주에는 전국 15곳, 총 4088가구만이 청약접수에 나서면서 청약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


◇ 각종 규제 완화에도 분양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두워…금리인상 압박이 치명타

하반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던 분양시장은 다시 한 번 침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기존보다 50bp(= 0.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연말 2.75% 이상의 금리를 내다보고 있어 주택시장에 대한 하방압력도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물량은 총 4만1719가구(임대 제외)로 지난 2015년 동기(4만6,079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 예정돼 있다. 이는 전년동기(‘21년 7월) 2만9889가구가 분양한 것보다 약 39.58% 많은 물량이다.

지난달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편으로 인해 시행 후에도 분양을 연기하던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제 분양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분상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예상 상승률이 1.5%~4%에 그쳐 실질적으로 정비사업 분양에 속도가 붙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며, “특히 지속적인 금리인상 압박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금융 환경도 어려워지면서 추가적인 분양 연기에 나설 단지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중 아파트 분양전망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산연이 발표하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 500여 곳을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의미고, 반대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수도권의 전망지수는 지난달 81.0에서 이달 75.7로 5.3p 낮아졌다. 서울(85.4)과 경기(66.7)의 지수가 지난달 대비 각각 7.5p, 11.0p 떨어졌다.

주산연은 전망지수가 60 수준으로, 여전히 분양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대전, 대구 등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 시장이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으나 기준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로 매수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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