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초 시행하는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대출자) 프로그램’을 통해 6월 말 기준 연 5% 넘게 이자를 내는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1년간 감면해준다.
이어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부담하는 연 0.2% 가산금리를 1년간 신한은행이 부담한다. 금리상한주담대는 금융감독원과 은행이 함께 추진하는 상품으로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 상승 리스크를 완화하고 금리 상승폭을 연간 0.75%포인트 이내로 제한해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고객에게 유리하다.
연 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서는 2년간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부담하는 금융채 2년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금리 인상 시에도 2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단기금리물에 비해 금리 상향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해당 프로그램을 기존 주담대 대출에만 적용하지만 신규 주담대도 5%를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관련 전산 작업을 마치고 열흘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진옥동 행장 주재로 가계 및 중소기업 여신 관련 부서와 취약계층 이자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진 바 있다.
하나은행도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 지원한다.
앞서 박성호 행장은 지난 4일 이번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시행에 맞춰 소상공인 밀집 지역에 소재한 을지로금융센터 지점을 찾았다. 박 행장은 은행을 방문한 소상공인 손님과의 직접 상담을 통해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경영자금과 금리 인하를 신속하게 지원키로 했다.
박성호 행장은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물론 금융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이번 조치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 시중은행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를 조정한다. 그러나 신용도 평가도 없이 금리를 일괄적으로 깎아주는 조치는 전례가 없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도 각각 이자 부담 인하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4월 5일부터 대출금리 인하 정책을 시작했다. 주담대를 최대 0.45%포인트, 전세자금대출을 최대 0.5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4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하던 1.3%포인트의 우대금리(은행 자체 신용등급 1~8등급)를 9·10등급까지 확대했다. NH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우대금리 확대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금리를 최대 0.2%포인트가량 낮췄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는 건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예대금리차 축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 기준 총수신(예금) 금리는 1.08%, 총대출 금리는 3.45%로 예대마진은 2.37%포인트 수준이다. 지난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올 상반기(1월~6월) KB·신한·하나·우리은행 4대 금융지주는 약 9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979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8조910억원) 최대 실적을 또 경신하는 규모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