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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한상원 '남양유업 매각 소송전'에 깊어지는 갈등…진실은 어디에?

기사입력 : 2022-06-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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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당 분사 약속·오너 일가 대우 관한 별도 합의서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

남양유업, 한앤컴퍼니 CI/사진제공=본사 DB이미지 확대보기
남양유업, 한앤컴퍼니 CI/사진제공=본사 DB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남양유업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인수·합병계약 이행을 두고 남양유업의 카페 브랜드 백미당 분사 약속과 오너 일가 대우에 관한 별도 합의서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2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남양유업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어제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홍 회장은 백미당 분사와 홍 회장 일가에 대한 임원 예우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의 전제였다며 이를 지키지 않은 계약의 효력을 부정했다.

그는 “불가리스 논란으로 피치 못하게 회사를 매각하면서 아버지에게 미안하고 부인과 자식홍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며 "백미당 분사와 홍 회장 일가에 대한 임원 예우가 주식매매계약 체결의 전제였다"는 말을 반복했다.

홍 회장은 중계자 역할을 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에게 이런 전제 조건을 전달했고 함 사장이 한앤코가 평판이 좋다는 얘기하며 경영권 인수를 추천해 협상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SPA 체결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계약이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 회장은 "한앤코가 계약 전 약속한 사항이 계약서에 빠져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시 소송 대리를 맡았던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박 모 변호사가 추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해 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홍 회장의 말대로 불만에도 불구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점이다. 홍 회장은 이에 대해 “당시의 날인은 조건부 날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앤코 측은 “대전제가 명확하지 않다면 계약서에 날인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계약서에 날인하고 나서 명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홍 회장에 이어 출석한 한 사장은 "처음 미팅 때 외식사업부(백미당)를 분리해서 매각하는 방안을 원하신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지만 (홍 회장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이후 함 사장을 통해 외식사업을 분리 검토해야 하는지 확인했고 홍 회장이 관심이 없고 원치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한 대표는 “주당 매매가격을 82만원으로 정하고 기분이 좋았던 홍 회장이 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 소식이 알려지고 주가가 올라가자 반응이 바뀌었다”며 “홍 회장 측이 주당 매매가격을 더 올려달라고 했지만, 그때 백미당 분사나 오너 일가 예우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고 맞섰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 가족뿐 아니라 거래 상대방인 한앤코의 대리까지 양쪽을 중복해서 맡아 계약이 무효라는 입장도 더했다. 쌍방대리는 계약 당사자의 법적 대리를 동일한 대리인이 모두 맡아 계약하는 것으로, 주주매매계약 체결 당시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양측 변호를 모두 맡았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대리인이 동일할 경우 한 쪽의 이익이나 권리는 보호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쌍방대리를 금지한다. 사전 계약 당사자들의 허락이 있는 경우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홍 회장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뿐만 아니라 한앤코의 대리까지 양쪽으로 맡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계약이 무효"라고 했다.

이에 한앤코 측 소송대리인은 "박 변호사가 피고(홍 회장)를 속이고 사기를 친 것이 아니냐"면서 "박 변호사에게 직접적으로 사기라고 언급한 적 있냐"고 묻기도 했다.

홍 회장 측 대리인은 "홍 회장은 박 변호사를 고발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한 적이 있지만 민사 문제를 형사 문제로 옮기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주변 얘기를 듣고 고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7일 증인으로 출석한 함 사장은 쌍방대리의 가능성을 홍 회장에 설명했고 홍 회장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한편 홍 회장은 지난해 5월27일 회사 주식을 한앤코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같은해 9월1일 본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한앤코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응해 홍 회장 등은 같은달 23일 한앤코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남양유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3월 말 기준으로 남양지분 51.6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부인 이운경 고문이 0.89%, 동생 홍명식씨가 0.45%, 손자 홍승의가 0.06%를 보유하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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