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금융이 신청한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지주사가 보험사를 인수하려면 자회사 편입 승인과 해당 보험사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자회사 편입이 승인되면 지주회사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면제된다.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가 기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보의 지분 85%를 인수해 출범했다. 설립부터 당시 신한생명이 지분 합작회사로 참여했다. 신한금융이 2001년 지주 출범 당시부터 유지해 온 BNP파리바그룹과 전략적 제휴 관계에 따른 것이다. 카디프손보는 자동차보험, 일반 소비자와 기업을 동시에 공략하는 ‘B2B2C’, 언더라이팅(보험 계약 인수 심사)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카디프손보를 기존 손보사와 차별화된 디지털 특화 손보사로 키울 방침이다.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이 다각화된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2일 디지털 손보사 설립 경험이 있는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카디프손보 사장으로 내정했다. 강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손보사 전환 작업 등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카디프손보에 500억원을 신규 출자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와 기존 계열사 간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새 손보사는 그룹사 협업을 바탕으로 생활 밀착형 보험 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채널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복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한라이프와 보험사업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카디프손보 인수로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구축도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인수한 이후 대형 M&A에 나서지 않다가 조 회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이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 두산그룹 산하 벤처캐피탈(VC) 네오플럭스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7월에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으로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며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했다. 카디프손보를 통해 손보업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보험업 전반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된 셈이다.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KB금융과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이미 2014년 LIG손보를 인수해 업계 4위 손보사인 KB손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은 손보사 부재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신한금융은 2020년과 2021년 KB금융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고 올해 1분기에도 500억 원가량 차이로 뒤처졌다. 다만 비은행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앞서고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그룹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총 6000억원 규모다. K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5500억원)보다 소폭 많은 수준이다.
보험사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승기를 잡고 있다. KB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KB생명 등 KB금융 보험계열사의 올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1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한라이프 순이익 1524억원보다 466억원 더 많은 수준이다.
KB금융 역시 리딩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험업 역량 강화에 분주하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내년 1월 1일을 목표로 합병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지난해 1월부터 푸르덴셜생명의 전산 통합 작업을 벌여 왔다. 지난달엔 양사 간 통합추진단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통합추진단은 전략, 상품, 영업, 자산운용 등 합병 후 전사적 운영 방안에 대해 합의하고 있다. KB금융은 합병 후에도 양사의 기존 운영전략을 유지해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푸르덴셜생명의 LP(LIfe Partner 설계사) 강점과 KB생명의 방카슈랑스 및 GA 채널 역량 등 각사의 강점을 살려 생명보험 부문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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