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그룹사 공동 출자를 통해 조성한 디지털 SI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최근 벤처캐피털(VC) 시장의 건별 투자액을 고려해 투자 영역별로 초기뿐 아니라 중기, 후기 시리즈 규모의 투자까지 가능하도록 3000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신한 신기술투자조합 2호…파트너십 기반 협업
가장 앞서가고 있는 건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4일 디지털 전환과 생태계 확장 가속화를 위한 디지털 SI 펀드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1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등 그룹사가 공동 출자해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펀드 운용(GP)은 신한캐피탈이 맡는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웹 3.0, 메타버스 등 유망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 유망 벤처·스타트업과 예비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디지털 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SI 펀드를 ▲미래 시장 선점 ▲비금융 플랫폼 연계를 통한 그룹 T&T(Traffic & Transaction) 확대 ▲그룹사 핵심 디지털 사업 활성화 등 세 가지 전략적 목표를 두고 운용하고 있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비금융 컨텐츠·플랫폼 등의 분야에서 디지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투자뿐 아니라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업을 통해 금융·비금융 연계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도 주력한다.
KB, NFT 기업 등에 250억 투자…고객 유입·데이터 확보
KB금융도 지난해 말 혁신 기술·디지털 플랫폼 기업 투자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SI 펀드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KB국민은행·KB손해보험·KB국민카드·푸르덴셜생명·KB캐피탈·KB생명보험 등 6개 계열사가 출자자(LP)로 참여하고 KB증권·KB인베스트먼트가 공동 GP를 맡는다.
KB금융은 이 펀드를 통해 유망 플랫폼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 모델을 선점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외부 플랫폼 연계를 통한 신규고객 유입과 다양한 데이터 확보 기반 강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펀드 존속기간은 투자 기간 4년을 포함해 총 8년이다. 출자금은 수시납(Capital Call)방식으로 납부한다.
주요 투자 대상은 KB금융과 전략적 협업이 가능한 디지털·플랫폼 기업과 금융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기업 등이다. 크게 플랫폼(이커머스 등), 메타버스 및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핀테크(페이먼트, 인슈어테크, NFT 등), AI 및 빅데이터 등으로 분류된다.
KB금융 산하 핀테크랩인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의 핀테크맵(KB스타터스 포함), SME 사업 관련 협업 가능 기업, 각 계열사 디지털 플랫폼 관련 추천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우선 검토한다.
KB증권의 IB 네트워크와 KB인베스트먼트의 딜소싱 역량을 활용해 GP가 투자기업을 자체 발굴하거나 LP인 각 계열사가 제휴 사업이 가능한 분야별 탑 티어(Top Tier) 기업을 선별·추천하는 방식으로 딜소싱이 이뤄진다.
KB금융은 올해 비금융 플랫폼과 블록체인·NFT 관련 기업 등 3곳에 총 250억원 투자를 완료했다. 계열사와 피투자 기업이 NFT 관련 사업과 비금융 플랫폼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 1호 3000억 조성…우리 2000억 규모 추진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2일 혁신기술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SI 펀드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설립했다.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이 LP로 참여하고 하나벤처스와 하나금융투자가 공동운용(Co-GP)을 맡는다.하나금융은 이 펀드를 통해 그룹 경쟁력 제고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펀드 주요 투자 대상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AI, 빅데이터, 프롭테크(Prop-Tech), 모빌리티, 인슈어테크, 헬스케어 등 혁신기술 분야의 국내외 유망 기업이다. 피투자 기업과 그룹 주요 관계사 간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해 유망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관계사들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혁신기업들을 지속 발굴해 동반성장을 위한 개방형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퍼스트’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도 주요 그룹사 출자를 통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CVC 펀드를 통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지분투자, 합작법인(JV) 등 네트워크 기반의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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