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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부동산 규제완화 ‘신중론’ 폈는데…줄어든 서울 주택공급 돌파구는 있나

기사입력 : 2022-04-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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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등 서울 대어급 단지들 줄줄이 분양연기, 당장 신규공급 부족 발목

4월 2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 자료=한국부동산원이미지 확대보기
4월 2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 자료=한국부동산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 3월 치러진 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후보가 당선된 이후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전국 집값이 들썩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연일 규제완화 속도 조절론을 펴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수위는 당초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언했던 부동산 세제나 도시정비 규제 완화를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주택공급 대책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미니신도시급’으로 주목을 모았던 둔촌주공재건축 사업을 필두로 이문3구역·신반포15차 등의 일반분양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올해도 신규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정부가 공언한 도시정비 규제 완화에 맞춰 ‘눈치 보기’에 나선 지역들도 등장하며 당분간 서울 주택공급의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 규제완화 시그널에 서울 집값 반등 조짐, 인수위 내부 속도조절론 대두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올해 1월 말 하락전환했던 강남 아파트값은 불과 2달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포동이나 목동신시가지 등 도시정비 규제완화로 인한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결과, 송파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강남 11개구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중 절반이 신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가 거래가 속속 이뤄지면서 두 지역 아파트 평균 집값은 직전 최고가 대비 4억원이 뛰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선 이후(3월 10일~4월 12일)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대선 이후 서울 강남·서초구 아파트 거래는 59건이다. 이 가운데 신고가 경신 거래는 29건으로 전체의 49.2%를 차지했다.

시장이 이렇게 들썩이자, 규제완화를 공언했던 인수위 내부에서도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었다. 윤석열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양적으로 폭탄을 넣거나 시장에 이상 과열을 부추길 수 있는 공급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구하는 공급이 아니다"라면서 "잘못된 시그널이 시장에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정교하고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닫기한덕수기사 모아보기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국무총리 후보자는 최근 "재건축이 빠른 속도로 되면 그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며 "전체 부동산 정책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신중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큰 틀에서는 규제완화 방안을 논의하되, 단기적인 방안으로 주택공급에 조금 더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는 18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대외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안철수닫기안철수기사 모아보기 인수위원장은 이후 진행된 인수위 출범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원 후보자의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따로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내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고가고 있는 대목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규제완화만이 아니라 주택공급 역시 집값 상승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친화적 정책을 편다면 단기적인 집값 상승은 불가피한 부분이고,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더라도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중장기적인 집값이 잡힐 수 있을 것이므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


◇ 둔촌주공 등 대어급 단지 분양 연기, 文정부 공급대책과 거리 있는 尹 공급대책도 과제

문제는 당장 앞뒤로 꽉 막혀버린 서울의 신규 분양이다. 문재인정부가 기존에 폈던 공급대책들이 정권 교체와 맞물리며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분양으로 기대를 모았던 단지들도 분양일정 실마리가 좀처럼 나오지 않으며 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주목을 모았던 둔촌주공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이다. 단지는 단일 재건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전체 85개 동에 1만203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그러나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사업비 증액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며 현재 공사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마찬가지로 설계변경과 분양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문1구역·잠실진주아파트·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 등도 각자의 이유로 일반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대어급 단지들의 분양이 연일 미뤄지면서, 올해 서울의 청약 물량은 4개 단지 750가구에 그쳤다. 대출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청약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며 서울 단지임에도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인수위에 구성된 ‘도심 주택 공급 실행 태스크포스(TF)’는 국공유지와 공공택지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를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정부는 임기 첫해부터 ‘청년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 등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반값 주택을 서울 도심 및 수도권에서 공급해 당장 급한 불을 끌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이 같은 구상에 있어서도 토지보상·도시계획 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던 2.4대책 등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시간만 흘러갔는데, 윤석열정부가 새 주택공급 대책을 추진하더라도 그 결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구체화된 주택공급 방안이 나오지 않아 평가하기가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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