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은 재건축 조합원 1인당 3000만 원 을 초과하는 개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예상 개발이익의 최대 50%를 정부가 관리처분인가 단계에서 개발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중앙정부가 50%, 광역자치단체가 20%, 기초자치단체가 30%를 세금의 형태로 가져가는 형태다.
때문에 재초환을 피하기 위해 일부 단지들은 리모델링에 나서거나, 건축비를 내고 1대1 재건축을 하는 식으로 세금 절약에 나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주택공급 자체가 축소돼 서울에 신규 분양이 씨가 마르고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인수위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더불어, 재초환의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면제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초과이익을 구간별로 세분화해 전체적인 부과율을 낮추는 방향이 거론된다.
◇ 장기적인 주택공급 효과 있지만 단기 시장 과열은 불가피…인수위 내 신중론도
재초환 기준이 완화되면 그간 억제돼있던 재건축이 활성화되면서 서울 등 인기 지역의 주택공급이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재건축 규제가 느슨했던 박근혜정부 시절은 연간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실적은 문재인정부 시절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문제는 재건축 활성화가 필연적으로 단기적인 집값 상승 및 부동산 과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문재인정부가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며 간신히 억제한 집값이 자칫 또 한 번 가파르게 오른다면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부동산 안정’은 멀어지는 셈이다.
이미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2월 2주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강남 집값은 다시 반등한 상태다.
강남권 중대형 및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고, 급매물 소진 및 호가 상승이 나타난 송파구도 보합 전환했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완화 중심 정책이 하향 안정세를 찾던 전국 집값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포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분들도 규제가 완화되고 재개발이 들어서면 집값이 다시 오를 거라고 믿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있는 매물도 회수해서 시장 추이를 지켜본다는 분들이 많고, 저희도 그런 식으로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송파구 소재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지금까지 4년을 견뎠는데 1년 더 못 기다리겠냐는 집주인 분들이 많으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세금 부담이 줄면 집값이 오를 때까지 버틸 수 있게 되고, 그 다음에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시장이 35층 룰 폐지 등을 실현시킨다면 이 근처 집값이 그야말로 억 단위로 뛰지 않겠나. 한강변에 집 가진 사람만 노난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역시 이 점을 의식하며 규제완화에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덕수닫기한덕수기사 모아보기 국무총리 후보자는 최근 "재건축이 빠른 속도로 되면 그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며 "전체 부동산 정책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신중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문재인정부가 처음부터 규제와 공급을 동시에 했다면 지금쯤 효험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공급이 막혀있었기 때문에 집값 상승장이 길어진 감이 있다”며, “단기적인 집값 상승을 우려해 장기적 공급 방법까지 막는 것은 효율적인 길이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다만 이 전문가는 “차기 정부가 고민할 부분은 이 단기적인 집값 상승을 최대한 억누르고 투기세력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렇게 만들어진 새 물량이 청년·신혼부부·저소득층 등에게 오롯이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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