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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권 행사’ 현수막까지…둔촌주공 재건축 결국 ‘올 스톱’

기사입력 : 2022-04-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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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중단됐다. 현재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15일 0시를 기점으로 해당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키고 유치권을 행사해 공사장 전체를 전면 출입 통제한다. 현재 둔촌주공의 공정률은 약 52%가량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단일 재건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5930가구를 철거해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가 지어질 계획이었다. 올해 4786가구 규모로 예정됐던 일반분양도 무기한 미뤄지게 됐다.

시공사업단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공사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시공사업단은 “2020년 2월 15일 착공 이후 오직 조합원의 빠른 입주를 위해 현재까지 여러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약1조7000억원(금융비용 별도, 공정율 50% 이상) 외상 공사를 진행했다”며 “공사비와 별개로 시공사업단의 신용공여(연대보증)를 통해 조합 사업비 대출 약 7000억원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2020년 6월 25일자 공사도급변경계약을 부정하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시공사업단은 공사도급변경계약을 근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조합이 집행부 변경 이후 해당 계약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12월 7일 조합 임시총회에서는 당초 1만1106가구였던 가구 수를 1만2032가구(상가 포함)로 늘리는 조건으로 ‘공사 계약 변경의 건’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2020년 6월 25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공사도급변경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는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5586억원 증액됐다.

그러나 조합은 지난 3월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16일에는 임시총회를 열어 문제의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의결을 취소하는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은 공사 근거가 되는 적법한 계약을 부정하고 있어 더 이상 공사를 지속할 계약적,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시공사업단은 “조합은 일방적인 설계도서 제공 지연, PVC 창호 확정 지연, 공사 중지 요청 등을 통해 9개월이 넘는 공기 지연을 야기했다”며 “합의된 마감재 승인을 거부하고 아파트 고급화 명분을 앞세워 특정 회사의 마감재 적용을 지시하는 등 공사 기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 사진제공=현대건설


사업 재원 마련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도 공사 중단의 이유 중 하나다.

시공사업단은 “공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분양 수입이 유일하다”며 “2020년 2월 15일 착공 이래 현재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외상 공사를 진행했다. 시공사업단은 급격한 원자재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합은 시공사업단의 분양업무 추진 요청을 무시하며 조합원과 일반분양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아 더 이상의 자체적인 재원 조달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공사업단은 “조합원님들께 매우 죄송스럽고 유감스러운 마음과 이주비, 사업비 대출 연장 등 조합의 시급한 사안에 대한 걱정을 전한다”며 “왜곡된 정보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는 조합 집행부와 자문위원단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현재 상황이 장기화할 것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한다”고 했다.

앞서 조합은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지속될 경우 시공사 해지 총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합은 계약이 해지될 경우 이주비·사업비 대출 연장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합이 금융권으로부터 대여받은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 규모는 각각 1조2800억원, 7000억원 수준이다. 각각 7월, 8월이 만기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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