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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폭행 ‘호카 사태’ 반전…조성환 전 대표 “판권 노린 기획 사건”

기사입력 : 2026-08-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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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사전 기획 정황”
폭행 피해자 동업자 제보로 새로운 전환점
“사건 배후에 대기업 회장 있다” 의혹 제기도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조성환 전 조이웍 대표 입장 기자회견.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조성환 전 조이웍 대표 입장 기자회견. /사진=박슬기 기자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의 이른바 ‘갑질 폭행 사건’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경쟁업체 관계자들이 해당 폭행 사건을 사전에 ‘기획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조이웍스는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독점 총판사다. 조성환 전 대표는 폭행에 대해서는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관련 의혹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 전 대표와 그 법률대리인인 이돈호 법무법인 노바 대표변호사는 1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경위와 이후 확보한 자료, 수사 진행 상황 등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조 전 대표는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사실이 아닌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용기 내 말하겠다. 우선 제 잘못으로 불편함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조 전 대표가 서울 성동구의 한 폐건물에서 경쟁업체 케이브웍스의 두 공동대표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피해자들이 갈비뼈 골절과 뇌진탕 증세 등 전치 3~5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까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조이웍스 임직원 비상대책위원회.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조이웍스 임직원 비상대책위원회. /사진=박슬기 기자
케이브웍스는 조이웍스 전 직원 임 씨와 임 씨가 재직 당시 관리하던 인테리어 거래처 대표 천 씨가 동업해 설립한 회사다. 조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최초 보도에서 ‘하청업체’로 알려진 것은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이며, 폭행사건이 발생한 폐건물은 임 씨가 평소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곳이다. 이는 언론중재 절차를 거쳐 확인된 사실이다.

조 전 대표 측은 케이브웍스가 조이웍스와 거래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경쟁 매장을 개설했고, 해당 문제로 공식적인 거래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케이브웍스가 조이웍스 직원들을 통해 판권 관련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차명업체를 이용해 거래를 이어갔다는 게 조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또 이 과정에서 케이브웍스 측이 조 전 대표 가족을 비방하고 거래처와의 관계를 방해하는 등 의도적으로 조 전 대표를 자극해 폭행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현직 조이웍스 직원들과 배후의 ‘한 대기업 회장’이 조직적으로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제보자의 등장…“폭행 피해자들과 동업했다”

폭행 피해를 입었다던 케이브웍스 임씨와 천씨와 동업자 손나자용 대표.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폭행 피해를 입었다던 케이브웍스 임씨와 천씨와 동업자 손나자용 대표. /사진=박슬기 기자
이번 기자회견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폭행 피해자인 임 씨와 천 씨의 과거 동업자 손나자용 대표의 증언이다. 손나자용 대표는 러닝 브랜드 ‘풀라르’ 창업자로,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자신이 알고 있는 사건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손나자용 대표는 “직접 보고 들은 것과 세상에 알려진 내용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면서 “제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까지 수사기관에 공증 진술했고 그중 일부를 오늘 말씀드리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케이브웍스의 천 씨, 임 씨와 함께 있던 단체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이들과 나눈 통화 녹취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조이웍스 내부 정보를 확보하는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당사자들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화가 담겼다. 폭행사건 직후 임 씨가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는 통화 녹취도 공개됐다.

손나자용 대표는 폭행사건 직후 천 씨가 제3자에게 사건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제3자가 ‘오히려 잘됐다’는 취지로 반응했고, 이를 계기로 케이브웍스 배후에 이른바 ‘회장’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배후에 어떤 회장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사건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씨가 ‘배후 인물을 통해 수사 고위층 등과 연결돼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손나자용 대표는 제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난 8개월 동안 들었던 내용들이 불편했고, 이런 사람들과 제 브랜드를 함께하는 것이 싫었다”며 “저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까지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 “배후에는 대기업 회장”

고개 숙인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고개 숙인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사진=박슬기 기자
조 전 대표는 이번 폭행사건의 배후에 특정 대기업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케이브웍스와 대기업 측이 호카 판권을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호카 본사인 데커스와 계약해지 위기에 놓였을 당시 대기업들이 구조적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조이웍스는 2023년부터 해마다 브랜드 계약을 맺을 때마다 대기업들과 경쟁을 치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모 대기업은 우리가 유통하는 브랜드를 가져가기 위해 2024년과 2025년 경쟁했지만 고배를 마셨다”며 “그런데 계약해지 관련 뉴스가 보도된 이후 30곳 가까운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본사에 연락을 취했고, 마치 사람이 쓰러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보였다”고 토로했다.

조 전 대표는 다수의 대기업이 호카 판권 확보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의심되는 곳은 특정 대기업 한 곳이라는 취지의 말을 꺼냈다. 그는 “국내 최고의 러닝·아웃도어 전문가들과 지난 8년간 조이웍스를 키워왔다”면서 “8년 동안 20배 이상 성장시킨 브랜드의 판권을 가져가려는 움직임과 폭행을 유도한 이들이 전혀 연결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건을 최초 보도한 기자와 케이브웍스 배후로 지목된 인물 간 관계를 주장하는 내용의 녹취도 공개됐다. 해당 녹취에는 최초 보도 기자가 케이브웍스의 배후로 지목된 대기업 회장과 조카 관계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조 전 대표는 해당 기업이나 인물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계약이 해지됐을 때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곳이 어디인지 보면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향적 보도로 호카 본사와 ‘계약 중단’

조 전 대표는 사건 초기 보도가 호카 본사와의 계약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초 보도 나흘 만에 8년간 이어져 온 연 1000억 원대 계약이 전격 해지됐다”며 “수사기관의 판단이 나오기도 전이었는데, 이후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주변의 증언이 나오면서 최초 보도와 실제 사건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조 전 대표 측은 상대방이 사전에 녹음기를 준비하고 폭력을 유도한 정황이 있었으며, 언론에 제공된 녹취 역시 전체 내용 가운데 일부가 편집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녹취가 충분한 검증 없이 보도됐고 이후 미국 본사와의 계약해지로 이어졌다는 게 조 전 대표 측 입장이다.

결국 쟁점은...‘호카 판권’ 어디로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호카 국내 판권의 향방이다.

현재 조이웍스와 호카 본사인 데커스는 유통계약 종료를 둘러싼 국제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이웍스와 데커스의 계약기간이 올해 안에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조 전 대표는 “올해 안은 아니다. 알려진 것보다 계약기간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조 전 대표는 현재 조이웍스에서 퇴사한 상태인 만큼 데커스와의 국제중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조이웍스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사안인 만큼 데커스 측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와 새롭게 제기된 의혹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이돈호 변호사는 조 전 대표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례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 정도와 적용 죄명, 피해자별 5000만 원씩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영장 청구가 기존 유사 사례와 비교해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구속영장 청구 과정과 피의사실 등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된 점 역시 통상적인 경우와는 달랐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법인과 대표 개인은 별개의 주체인데도 대표 개인의 사적 충돌을 이유로 글로벌 본사가 불과 나흘 만에 연 1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임직원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사유를 불문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제 잘못이며 법적·도의적 책임을 달게 받겠다”면서 “하지만, 개인의 과오와 별개로 전직 직원의 배임과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140여 명의 임직원과 주주, 협력업체가 피땀으로 일군 회사의 존속이 위협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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