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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치킨이 비쌌나?' 공정위, 12년 담합 하림·올품 등에 과징금 1758억원 부과

기사입력 : 2022-03-16 18:09

(최종수정 2022-03-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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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협회 “담합으로 얻은 실익이 없다”

교촌치킨이 오는 22일부터 최대 2000원 가격을 인상한다./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이미지 확대보기
교촌치킨이 오는 22일부터 최대 2000원 가격을 인상한다./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 닭고기 판매 사업자들이 무려 12년 동안 육계의 가격과 공급량을 담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육계협회는 “담합으로 얻은 실익이 없다”며 억울함을 나타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에 사용되는 육계 신선육의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한 16개 사업자에 과징금 1758억 2300만원을 부과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육계 사업자들의 한 해 매출액 약 3조원의 5.5% 상당에 해당한다.

이번 담합에는 하림지주, 하림, 올품, 한강식품, 동우팜투테이블, 참프레, 마니커, 체리부로, 사조원, 해마로, 등이 가담했다. 이들 사업자는 2020년 기준 전체 육계 신선육 시장의 77%를 차지한다.

또 공정위는 올품·한강식품·동우팜투테이블·마니커·체리부로 등 5개사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과징금은 하림에 가장 많은 406억원이 부과됐으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회생절차중인 씨.에스코리아만 과징금이 면제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16개 사업자들은 2005년 11월 25일부터 2017년 7월 27일까지 육계 신선육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출고량·병아리 입식량 조절을 합의하는 등의 방식을 동원해 담합했다. 담합 창구로는 16개 사업자가 구성 사업자로 가입된 사단법인 한국육계협회 내 대표이사급 모임인 통합경영분과위원회(통분위)가 활용됐다.

육계 판매가격은 생계의 시세, 운반비, 제비용, 염장비 등 다양한 요소로 가격이 구성된다. 하림, 올품, 한강식품, 동우팜투테이블 등 14개 사업자들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육계 가격을 구성하는 모든 가격요소를 인상하기로 합의하거나 할인 하한선을 설정하고 할인 대상을 축소하는 등 가격 할인 경쟁을 제한했다.

20차례에 걸쳐 육계 신선육을 냉동 비축하는 방법으로 출고량을 줄이기도 했다. 도계된 육계 신선육을 시중에 공급할 경우 공급량 증가로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

또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9차례에 걸쳐 육계의 생산 원자재에 해당하는 종란과 병아리를 폐기 감축하는 방법으로 육계 생산량을 감축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6년에도 하림 등 15개 사업자들이 육계 신선육의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26억6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육계 판매업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담합에 나섰다는 점에서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하림 등 15개 사업자의 육계 신선육 가격·출고량 담합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26억6700만원의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육계 판매업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담합에 나섰다는 점에서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시정 조치에도 재차 담합이 발생한 담합은 무관용 원칙으로 강도 높게 제재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시국에 식품 및 생필품 등 국민 생활 밀접 분야에서 물가 상승과 국민 가계부담을 가중하는 생계 위협형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육계협회는 공정위 조치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억울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육계협회는 “공정위의 16개 육계 신선육 판매사업자에 대한 부당공동행위 제재는 신선육의 특성과 관련 법령 및 농식품부 등 유관 부처의 행정지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공정위의 입장만을 앞세운 처분”이라며 “이로 인해 사업자들이 막대한 과징금을 감내할 수 없어 도산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조절 내용에 대해 농업 관련 전문지 등에 수시로 보도되는 등 공개적으로 시행했음에도 마치 밀실에서 은밀하게 담합을 추진한 부도덕한 사업자들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한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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