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금융지주가 여성 사외이사 뽑기에 분주하다. 신한금융지주는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렸고 금융지주 가운데 이사회 ‘유리천장’이 가장 두꺼웠던 우리금융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섰다. 올해 8월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을 한 명 이상 포함해야 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의 발걸음도 바빠진 모양새다. 금융지주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는 점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부추기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7명에 대해서는 재선임을 추천했다. 박안순 대성상사 주식회사 회장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이윤재 전 대통령재정경제비서관, 진현덕 페도라 대표이사, 허용학‘First Bridge Strategy Ltd.’ 대표 등이 유임된다.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이 확정되면 신한금융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윤재원 교수에 더해 김조설 교수까지 총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성별 다양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폭넓은 의사결정을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영대와 법대를 졸업하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법무법인 세종에서 금융과 ESG 분야를 주로 맡고 있다. 또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 전략 및 ESG 투자 등을 자문한 경험이 있다.
송 변호사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이후 과점주주사 추천이 아닌 방식으로 선임하는 첫 번째 사외이사다. 송 변호사가 최종 선임되면 우리금융은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 출범 이후 현재까지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24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등 6명의 기존 사외이사를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중 여성 사외이사는 2명(최명희·권선주)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최대 재임 기간을 채운 기존 여성 사외이사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대신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분주한 건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의 영향이 크다.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재촉하는 요소다. 실제 신한금융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추천위원회는 김 교수를 발탁한 배경으로 “동아시아 경제에 능통한 대표적인 여성 경제학 교수로서 경제학을 바탕으로 인권과 사회복지 분야의 우수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금융소비자 보호 전략 추진에 기여하고 다양한 주주들의 의사를 공정하게 대변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임추위 역시 송 변호사가 그룹의 ESG 경영 고도화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우리금융 임추위 관계자는 “이사회의 성(性) 다양성을 제고하고 금융, 경제, 경영 분야 외에도 법률 및 ESG 분야 등 이사회의 집합적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그룹에서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과 MZ타겟 마케팅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권선주 KB금융 사외이사도 KB금융 이사회에서 ESG 위원을 맡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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